"기쁘다. 이제야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얼마나 간절했던 것일까. 또 그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야신'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마자 그라운드로 달려나갔다. "책상 앞에 앉아있어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던 김 감독은 그라운드에 서자 속이 후련해지는 듯 했다. "훈련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말은 흔한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한화는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이날 아침일찍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선수단 1진이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나누어 출국했다. 조금이라도 많은 인원을 미리 보내기 위해 공항 두 곳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오후 2시40분에 혼자 고치로 향했다. 훈련 계획을 최종 점검하고, 또 선수들과의 '거리두기'를 위한 나홀로 출국이다. 과거 SK 사령탑 시절에도 김 감독은 선수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곤 했다. 웬만해서는 함께 밥도 먹지 않는다.
이날 출국에 앞서 김 감독은 "고치 스프링캠프는 '양'보다는 '질' 위주의 훈련메뉴로 구성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훈련계획을 짜놨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 감독에게 '일일 13시간 훈련스케줄'은 결코 많은 양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훈련 스케줄은 어김없이 첫날부터 적용됐다. 김 감독은 결고 빈말을 하는 인물이 아니다. 이날 아침에 출발한 선수들에 대해 "오후 훈련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다. 웜업과 티배팅 위주의 훈련 일정이 있다"고 했는데, 현지로 먼저 간 코칭스태프는 김 감독의 이런 지시를 정확히 이행했다.
오후에 고치 숙소에 도착한 한화 1진 선수단은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은 뒤 곧바로 고치 시영구장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걸어가도 될 만큼 가깝다. 중간에 새는 시간을 막기 위해 일부러 운동장과 가까운 숙소를 잡은 것이다. SK 감독 시절부터 해오던 루틴이다.
오후 7시쯤 운동장에 모인 선수들은 예정대로 9시반까지 훈련을 소화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이 훈련을 '공항패션' 차림의 김 감독이 지도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고치공항에 내리자마자 그라운드로 향했다. 청바지에 폴라티, 진청색 투버튼 재킷차림 그대로였다. 조금이라도 빨리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숙소에 들렀다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운동장으로 나오고. 이런 과정들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김 감독은 9시 넘어서까지 1시간 가량 훈련을 지켜본 뒤 그제야 숙소로 향했다.
자신이 세운 원칙에는 철저하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실용성을 앞세운다. 김성근 감독의 '청바지 훈련지도'는 이런 그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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