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이번 괌 전지훈련에서 이색 훈련을 준비했다. 바로 포지션간 역할 바꾸기다. 류 감독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괌 전지훈련은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지루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포지션을 바꿔서 수비훈련을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고 이를 실천했다. 22일 괌 레오팔레스리조트 야구장에서 가진 수비훈련에서 야수들의 위치가 바뀌었다. 투수가 내야로 가고 야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시늉을 한 야수들은 김용국 수비코치가 친 내야땅볼에 1루 커버를 들어갔고, 투수들은 김 코치의 타구를 잡아 뛰어오는 야수들에게 던져줬다. 가끔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 옆으로 빠지기도 하고 공보다 야수가 늦게 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야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투수로 변한 야수들은 주자 1루일 때 투수땅볼을 잡아 2루로 던지는 것과 주자 2루 때 번트타구를 잡아 3루로 던지는 훈련을 했다. 당연히 투수들이 2루와 3루에서 공을 받았다.
역할 바꾸기 수비훈련이 끝나자 이승엽은 "아쉽다"라고 말하기도. 이승엽은 경북고시절 투수로 활약했었지만 프로에 온 이후엔 타자로 전향하며 마운드에 서질 않았다. "오랜만에 투수로 수비훈련을 하니 재미있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야수들에게 역할 바꾸기 훈련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번엔 야수들끼리 역할이 바뀌었다. 외야수는 내야수로, 내야수와 포수는 외야수가 됐다. 외야수들은 내야에서 더블플레이 연습 등을 했고, 내야수는 김평호 코치의 테니스 훈련을 받았다. 포수들은 외야에서 펑고를 받았다. 특히 내야수들은 김평호 코치의 테니스공을 처음으로 받으면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코치가 쳐주는 테니스공을 뛰어가면서 연달아 받아야 하는 훈련에 모두들 녹초가 됐다. 외야수들은 캠프 초반 매일 받았던 훈련이지만 내야수들에겐 처음 겪는 거라 처음엔 김 코치의 방향 지시를 혼돈하기도.
류 감독은 "포지션별로 색다른 훈련을 해서 재미도 있었을 것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도 됐을 것 같다"며 흡족한 모습이었다. 삼성은 23일에도 역할 바꾸기 수비훈련을 한차례 더 실시한다. 투수들이 많다보니 A,B조로 나뉘어 하기 때문이다. 23일엔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 주전급 투수들이 참가한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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