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히스토릭 다저타운이다.
LA 다저스가 지난 2008년까지 61년 동안 사용했던 스프링캠프 훈련장이다.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등 한국 출신 선수들이 다저스에서 활약할 때 베로비치는 국내 팬들에게도 자주 소개됐던 명소다. SK가 이곳을 스프링캠프로 사용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그 직전인 2011년 마무리 캠프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지훈련지로 선택하게 됐다.
베로비치는 한국에서 오가는 비행 시간이 길 뿐 기후와 시설면에서 좋은 점이 많아 스프링캠프 장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SK가 지난달 16일(이하 한국시각) 베로비치에서 캠프를 시작한 이후 비 때문에 훈련에 애를 먹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히스토릭 다저타운에는 야구장만 4개가 마련돼 있고, 숙소가 붙어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른 팀들처럼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는 시간을 따로 낼 필요가 없다. 또 4개 구장에서 파트별로 훈련을 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다. 베로비치는 3년째 훈련을 하고 있는 SK 선수들 뿐만 아니라 해외 연수 시절을 보낸 김용희 감독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이런 베로비치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베로비치에서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룬 박찬호가 지난 1일 SK 캠프를 찾았다. 2박3일의 일정으로 SK 선수단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첫 날 김용희 감독 등 SK 코칭스태프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함께 훈련장을 돌아본 박찬호는 2일에는 SK 선수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박찬호는 "열정을 갖고 자신감 있게 하라"며 선수들에게 한 시간 동안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특히 박찬호는 엄정욱 조동화 등 선수들을 직접 가리키며 "상대가 누구든 질문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이어 박찬호는 "은퇴 기로에 서 있을 때 아시아 투수 최다승을 목표로 도전을 해보니 진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목표 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특강을 하기 전에는 김용희 감독의 요청을 받고 투수 인스트럭터로 나섰다. 여건욱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투구폼 등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던질 때의 마인드와 타자 상대 요령 등 심리 측면에 관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SK 투수 인스트럭터로 와있는 뉴욕 메츠의 가이 컨티, 조나단 허스트 등 2명의 코치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 때는 각각의 투구폼을 꼼꼼히 관찰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면 손발을 써가며 조언과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정우람 문광은 박민호 박종훈 이창욱 서진용 등이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박찬호의 도움을 받았다.
박찬호는 지난해 전지훈련 때도 SK 캠프를 찾아 특강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기술적인 조언까지 해주며 애정을 보였다. 박찬호는 지난 2011년 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 등과 함께 다저타운 운영자로 투자를 한 바 있다. 매년 다저타운을 찾는 것은 개인적인 목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SK 선수들에게 자신의 메이저리그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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