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소통을 배우다.'
삼성 라이온즈의 4년 연속 통합우승은 프로야구 역사상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기록으로 여겨진다. 분명히 4연패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이유가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그 원동력을 소통에서 찾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소통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삼성의 4년 연속 우승 소식을 전하며 그 뒤엔 소통이 있었다고 했다. 프런트와 선수단, 감독과 코칭스태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구단과 팬간 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통합 4연패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는 위기 돌파의 핵심으로 소통을 꼽았고, 라이온즈의 사례로 해답을 찾고자 했다. 류중일 감독과 김상수 등의 인터뷰도 실었다.
삼성은 예전 전력 보강을 위해서라면 어떤 선수라도 데려왔다. 그러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프런트와 선수단이 하나가 돼서 우승이란 목표로 나아간다. 삼성은 지난 2005년 FA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한 이후 10년째 외부FA를 영입하지 않고 있다. 대신 좋은 선수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항상 좋은 성적으로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의 선수를 뽑지 못하지만 그 속에서도 진주를 찾아냈다.
류중일 감독은 소통의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코칭스태프에 자신의 선배들도 있지만 팀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류 감독이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를 설득하고, 코칭스태프에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항상 코치들과 얘기를 하고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괌에서 열리는 1차 전지훈련의 기간을 3일정도 줄인 것. 지난해 주장인 최형우가 류 감독에게 괌 캠프의 지루함을 말하며 기간을 줄여줄 것을 부탁했고, 류 감독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큰 틀에서 해가 되지 않으면 선수들의 뜻을 반영하자는 게 그의 야구관이다.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란 지론 때문이다.
류 감독은 특별히 따로 코칭스태프 미팅을 하지 않는다. 가끔 원정에서 코치들과의 회식이 전부다. 맛있는 저녁과 간단한 음주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의 애로점을 말하고 해답도 찾아갈 수 있다.
괌 전지훈련에서 선수들과 코치들은 빡빡한 훈련 속에서도 유머와 웃음을 항상 함께 나눴다. 가끔은 선수들이 코치에게 조금 강하다 싶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에 신뢰가 쌓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것. 그만큼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야구단은 그룹에서 애물단지로 비쳐지기도 한다.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의 논리에서 야구단은 큰 돈을 쓰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온즈는 모기업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됐다. 야구단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는 의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