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여성팬들은 올 시즌 적잖이 밤잠을 설칠 듯 하다.
'특급 신인'이 울산월드컵경기장 데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신인 자유계약으로 울산에 입단한 윙어 안현범(21)이 주인공이다. 1m78, 75㎏의 단단한 체격에 기량 뿐만 아니라 수려한 외모까지 갖췄다. 구단 관계자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관중몰이에 상당한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낼 정도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안현범의 머릿 속에는 오로지 '생존' 뿐이다. 주변의 기대보다는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는 말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를 거쳐 미야자키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안현범은 "4주 동안 생활해보니 프로 생활에 대해 조금씩 알 것 같다. 대학 시절과는 훈련 강도 자체가 다르다. 경기도 빠르고 움직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인이기 때문에 욕심을 낼 단계는 아니다"며 "열심히 해 주전 자리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윤 감독이 이끄는 2015년 울산의 화두는 '승리'다. 이기는 축구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는 게 윤 감독의 지론이다. 안현범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승부를 한다면 이겨야 한다. 그래서 이기는 축구가 마음에 든다. 시즌 내내 경기 내용이 좋을 수는 없어도, 승리의 본능은 잊지 말아야 한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울산은 K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다. 매 시즌 쟁쟁한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무대였다. 안현범은 "TV로 울산 경기를 보다 실제 경기장에 설 생각을 하니 설렌다"며 "쟁쟁한 선배들이 워낙 많다. 그렇다고 내가 주눅들 필요는 없다"며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장점이 뚜렷해야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스피드에는 자신있다"며 "경기를 많이 뛰면 좋겠지만, 꾸준히 내 할 일을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 시즌은 길다. 내 자리는 포인트로 말해주는 자리다. 공격포인트 욕심을 내보고 싶다. 제파로프, 김신욱 등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공간만 잘 파고들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은 김승규 이후 대형 신인 갈증을 풀지 못했다. 안현범이 그 계보를 이어받을 지 주목된다.
미야자키(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