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윤석민(29)의 이름은 없었다.
볼티모어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오는 2월 중순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56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안에 윤석민의 이름은 없었다. 이미 지난달 벅 쇼월터 감독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듯,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캠프 초청은 없었다.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과 징계중인 크리스 데이비스, 그리고 15명의 스프링캠프 초청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 소속인 윤석민은 초청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볼티모어는 오는 20일 투포수조가 소집돼 훈련을 진행하고, 야수조는 26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윤석민 대신 6명의 마이너리거 투수들이 캠프에 초청됐다. 헌터 하비, 데인 데 라 로사, 마크 헨드릭슨, 스티브 존슨, 크리스 존스, 채즈 로가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거에 도전한다. 하비처럼 이미 팀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도 있고, 헨드릭슨과 존슨처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도전중인 선수들도 있다.
반면 윤석민의 이름이 제외됐다는 건 구단에서 그에 대해 갖는 기대치가 낮다는 말과 같다. 윤석민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 계약을 맺었다. 보장 금액은 575만달러(약 62억원). 옵션이 대거 포함된 '계단식 계약'이다.
옵션을 포함하면 최대 1325만달러(약 143억원)를 받는다. 매년 정해진 옵션을 달성하면, 이듬해 기본 연봉에 포함되는 식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 금액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시즌 막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윤석민은 노포크 소속으로 마이너리거 신분이다.
윤석민이 계약 당시 포함시킨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독이 되는 모양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발동되려면 우선 25인 로스터에 합류해야 하지만, 볼티모어에겐 그런 의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 조항이 윤석민의 콜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윤석민은 지난해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트리플A에서 23경기(18경기 선발)에 등판해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다. 시범경기 이후엔 줄곧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볼티모어의 구상 속에서 지워진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홀로 구슬땀을 흘리게 됐다. 미국 생활 2년차,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으나 험난한 도전이 예상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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