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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ACL 참패' 서정원 "두 번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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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첫 시즌, 참담한 성적표에 고개를 숙였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2013년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첫 해, 첫 출전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안방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전에서 2대6의 참패를 당한 기억이 생생하다. 센트럴 코스트(호주), 귀저우 런허(중국)에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무2패로 H조 최하위에 그쳤다.

2년 전의 아픔은 잊었다. ACL의 경험이 2015년 수원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서 감독에게 도약을 위한 '보약'이 됐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 ACL 무대에 2년만에 복귀했다. 우라와 레즈(일본)과의 2015년 ACL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하루 앞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서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2년 전에 처음 출전한 ACL에서 쓴맛을 봤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수원은 25일간의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서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는 강팀들을 상대하며 '강팀' 면역력을 키웠다. 우라와전은 전지훈련의 성과를 점검하는 첫 실전 무대다. 서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강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우리의 약점을 파악했다. 첫 경기는 항상 힘들다. 힘든 대결이 예상된다. 후반전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생각한다. 잘 준비했다. 홈에서 열리는 만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수원과 우라와의 대결에는 스토리도 넘친다. 두 사령탑 사이에 묘한 인연이 있다. 서 감독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오스트리아 SV잘츠부르크와 SV리트에서 활약하던 시절 우라와의 사령탑인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오스트리아 SK 슈투름 그라츠를 지휘했다. 서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 67경기에 출전해 11골을 넣었다. 현역 시절 서 감독의 플레이를 지켜본 페트로비치 감독이 옛 기억을 먼저 떠 올렸다. 페트로비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현역 시절 서정원이 무서웠다. 감독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서 감독은 웃음을 보였다. "선수 시절 페트로비치 감독님 팀을 상대로 골을 많이 넣었다. 슈투름 그라츠를 이끌 당시 전술을 우라와에서도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패스 축구에 유럽의 선굵은 축구를가미한 유연한 전술을 쓰고 있다. 특히 측면을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대비를 했다."

양팀 최전방 공격수간의 인연도 남다르다. 수원의 공격수 정대세와 우라와의 공격수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은 모두 '자이니치(재일한국인)'다.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정대세는 조선학교에 다니며 북한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재일교포 4세인 이충성은 2004년 19세 이하 한국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2007년 일본으로 귀화해 일본대표팀에서 뛰었다. '자이니치'라는 공통분모 덕분에 진한 우정을 나눈 둘은 2015년 ACL 조별리그에서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게 됐다. 또 두 팀은 K리그와 J리그 최다 관중을 동원하는 대표 '인기 구단'이다. 3000여명의 응원단이 원정 응원을 오는 우라와 서포터스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 푸른 물결을 일으킬 수원 서포터스가 만들어내는 장외 응원 대결은 '미니 한-일전'으로도 손색이 없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