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대신할 마무리 투수가 내년에라도 당장 나와야 한다."
감독이 믿고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그런데 선수는 "사실 내가 마무리를 하면 안된다"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이번 시즌 마무리 투수로 김사율을 내정했다. FA 계약으로 얻어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사율은 2011 시즌 20세이브를 기록한 뒤 이듬해 34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세이브 역사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 부임 후 자리를 잃었다. 그렇게 2년을 보낸 뒤 다시 마무리로 복귀한다. 현재 kt에는 경험 측면에서 마무리감으로 김사율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
김사율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몸도 잘 만들었고 자신도 있다. 2년 간 54세이브를 기록하며 블론 세이브도 많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생팀이다. 1이닝만 던지는 고정 마무리보다는 팀이 필요로하면 2이닝 이상도 던지고, 지고 있더라도 던지는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베테랑으로서 의젓한 자세. 실제 김사율은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조 최고참으로 솔선수범하며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이내 "중요한 건 미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에도 나를 대신할 마무리 투수가 나와야 한다"라고 했다. 선수라면 이왕 뛰는거 화려한 보직을 갖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꿈을 꾼다. 그런데 어렵게 잡은 마무리 자리를 쉽게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김사율은 "우리팀 어린 투수들 정말 좋다. 경험을 조금만 쌓는다면 우리팀 마운드는 앞으로 큰 걱정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팀 미래를 책임질 투수가 빨리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 나는 이제 이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게 팀을 생각했을 때는 훨씬 좋은 일"이라고 했다.
kt 조범현 감독은 사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인 홍성무를 마무리감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홍성무가 대회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중이다. 김사율은 "홍성무는 초-중-고 직속 후배다. 내가 사람 한 번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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