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138㎞를 던졌는데, 지금 145㎞를 찍어요."
마운드가 걱정인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의 눈에 확 들어온 고졸 신인투수가 있다. 좌완 김택형(19)이 주인공이다. 앳된 얼굴에 호리호리한 체형. 영락없이 갓 입단한 신인투수의 모습이지만, 급격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번 캠프를 거치면서 고교 시절보다 구속이 7㎞ 가량 증가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지명된 김택형은 넥센의 '신인투수 3인방' 중에서도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1차 지명된 최원태나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김해수 다음으로 지명됐는데 오히려 1군 데뷔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올 시즌 김택형의 쓰임새에 대해 "5선발 후보에 있으면서, 초반 투수가 무너지면 3이닝 정도 던질 수 있는 롱릴리프까지 생각하고 있다. 신인투수 셋 중에 택형이가 페이스가 가장 빠르다.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을 만큼 잠재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택형이 이처럼 주목받게 된 건 눈에 띄는 구속 증가다. 빠르게 한 계단을 올라선 셈이다. 염 감독은 "고졸 선수는 몸이 만들어지면서 확 올라올 수가 있다. 택형이가 그렇다. 메커니즘을 조금 수정하고, 몸에 힘이 받쳐지니 구속이 확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택형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했다. 첫 경기였던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28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선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신인답지 않은 씩씩함이 돋보였다. 김택형은 요코하마전에 앞서 "일본 타자들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안타로 1실점했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기 피칭을 이어가 이닝을 마쳤다.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 커브를 의도적으로 테스트하는 모습이었다.
김택형은 "입단 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이 불었다. 비시즌 때부터 준비해 82㎏에서 90㎏이 됐는데 구속이 올라갔다. 폼을 교정하면서 밸런스도 맞아간 것 같다.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며 웃었다.
처음 구속이 오른 걸 확인했을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짜릿함'을 느꼈다고.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자체 청백전을 할 때까지 몰랐던 사실이었다. 당시 경기를 마친 뒤,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를 듣고 자신도 놀랐다.
김택형은 "처음 스피드를 들었을 때는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 순간 정말 짜릿했다"며 '강속구 투수'가 된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목표도 확실해졌다. 그는 "처음엔 15경기 이상 출전이 목표였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니, 거기에 보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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