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갈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명성만큼의 실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면 '토니 플러시'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칫하면 제대로 실력조차 보여주지 못한 채 짐을 싸게될 수도 있다. 떠나느냐, 남느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시범경기 때 나타날 전망이다. 결론은 이렇다. 시범경기가 모건의 '마지막 테스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모건의 영입은 한화의 야심작이었다. 지난해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뛰어난 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펠릭스 피에와의 재계약이 에이전트의 무리한 요구로 결렬된 후 프런트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피에를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선수를 찾아야했다. 그 결과물이 모건이다. 모건에 대한 영입 보고를 들은 김성근 감독 역시 꽤 만족스러워했다. 일본의 여러 정보채널을 통해 모건이 실력과 인성면에서 알려진 것보다 더 괜찮은 선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모건의 한화 정착은 여전히 순탄치 않다. 벌써 1군 캠프에서 두 번이나 짐을 싸고 말았다. 지난 1월25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일주일 만에 서산 2군 캠프로 이동했던 모건은 2월20일에 마츠야마 2군 캠프에서 오키나와 1군 캠프로 재합류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짧은 만남'에 그쳤다. 모건은 24일에 다시 마츠야마로 가야 했다.
분명한 메시지가 담긴 행보다. 선수들의 캠프 이동 결정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부상이 없는 모건에게 두 번이나 캠프 이동을 지시한 것은 김 감독이었다.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단은 몸상태가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점. 한화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할 만큼의 체력과 근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모건도 이런 점을 힘겨워했다.
두 번째는 모건의 태도 문제다.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다고는 해도, 한국야구는 또 다르다. 그리고 김 감독의 훈련법도 처음 겪는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낯설 수 밖에 없다. 모건은 이런 방식이나 문화를 전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에 관해 "여전히 조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애둘러 표현했다. 모건이 여전히 개인의 뜻을 앞세운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 재합류했을 당시 모건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모건의 타격 연습을 지켜본 쇼타 타격코치는 김 감독에게 "스윙은 괜찮은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 수비력은 원래부터 모건의 장점이었다. 김 감독도 모건에 대해 "중견수로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결국 모건의 문제점은 단순히 실력이나 체력의 문제는 아니다. 일단은 팀에 융화돼야 한다. 그런 태도를 유지해야만 김 감독과 함께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다. 그리고 팀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이런 점들을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바로 시범경기다.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벌써 몇 번이나 참고 기다려줬다. 이제는 모건 스스로 변해야 한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상상 외로 일찍 짐을 싸게될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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