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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윤길현, 셋업맨 정우람 한시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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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이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윤길현이 마무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했을 때, 많은 팬들은 '시즌초 한시적일 것'이라고만 여겼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30세이브를 올리며 정상급 소방수로 올라선 정우람이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SK의 마무리는 당연히 정우람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터다.

그런데 시범경기 들어 김 감독은 '마무리=윤길현' 방침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윤길현을 정규시즌서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10일 대전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길현을 마무리로 쓰는 것은 한시적인 플랜이 아니다. 제 역할을 해주면 시즌 끝까지 마무리로 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곧 정우람이 셋업맨을 맡게 된다는 의미다. 정우람에 대해서는 2년간의 공백기로 인한 실전 감각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은 맞다. 하지만 윤길현이 '좋을 경우' 정우람이 시즌 끝까지 셋업맨을 맡는다는 말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통산 46세이브, 117홀드를 올린 정우람이다.

특히 정우람은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⅓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4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해다. 당장 마무리로 올려도 손색없을 것 같은 구위를 보여줬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여전히 정우람에 대해 조심스럽다. 김 감독은 "윤길현은 지난해 후반기 마무리 올라가 제법 잘 해줬다. 전지훈련서 부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라면서 "정우람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타자를 상대할 때의 멘탈 측면도 괜찮아지고 있다. 마무리 투수 앞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이같은 구상은 상대적으로 허약한 불펜 전력에서 기인한다. SK는 지난 2년간 주축 마무리로 활약한 박희수가 부상으로 올시즌 전반기에 출전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솔직히 투수진이 가장 걱정이다. 선발진은 그런대로 꾸린다고 하지만 불펜은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해 놓고 있어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우람의 가세로 불펜 세팅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더 두텁고 안정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늘 좋은 컨디션의 투수를 찾으려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전지훈련서 허벅지를 다쳤던 윤길현은 몸상태를 회복했다. 윤길현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 도중 허벅지 근육을 다쳐 중도 귀국한 바 있다.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윤길현은 대만에서 열린 2군 전지훈련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지난해 후반기 7세이브를 기록한 윤길현은 오는 17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윤길현이 한시적인 마무리라고 할 수는 없다. 윤길현의 상태가 좋다면 계속 마무리로 가는 것이다. 물론 윤길현이 좋지 않고 정우람이 좋다면 바뀔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