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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언니' 변연하의 경험, KB스타즈의 기적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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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어요."

KB '맏언니' 변연하(35)는 현역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챔피언결정전 경력을 갖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44경기 출전. 은퇴한 삼성 박정은 코치(54경기), 이미선(49경기)의 뒤를 이어 최다 출전 3위. 최다득점(758점), 최다 3점슛(101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KB는 젊은 팀이다. 변연하를 제외하면,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KB도 지난 2011~2012시즌 이후 3년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그녀의 경험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아직 챔프전 우승이 없는 KB, 첫 우승을 위한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변연하는 훈련에 참가할 수 없었다. 챔프전 전날 천안에서 우리은행 홈 춘천까지 2시간 가량 버스로 이동했는데, 내리고 나니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후 훈련을 건너 뛰고, 치료와 보강훈련에 매달렸다. 맏언니가 없는 상태에서 팀 훈련이 진행됐다. 변연하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동생들은 잘 뛰어줬다. 변연하도 허리 통증을 털고 힘을 냈다. 22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에 78대73으로 승리했다.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은 66.7%(24회 중 16회). KB는 장기 3점슛을 9개 성공시키며 상대를 제압했다. 쉐키나 스트릭렌은 3점슛 4개 포함, 38득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변연하는 17득점, 5어시스트, 4스틸로 힘을 보탰다.

전반 3득점에 그쳤던 변연하는 후반 들어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성공시켰다. 1쿼터를 21-12로 크게 앞선 채 마쳤으나, 전반 종료 스코어는 37-35. 턱밑까지 쫓아온 순간, 변연하가 3쿼터 초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변연하의 3점포 두 방이 터지면서 47-37까지 순식간에 도망갔다. 4쿼터 스트릭렌의 지친 기색이 역력할 때, 변연하는 8득점을 해내며 시소게임을 버텨냈다. 돌파와 골밑 득점, 그리고 정확한 자유투 4개. 그렇게 KB는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변연하는 "1차전이 중요한데 승리해 기쁘다. 우승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한다"며 "허리가 거의 안 움직여서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중요한 시간을 앞두고 함께 하지 못해 선수들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경험은 그녀의 가장 큰 무기다. 그는 "챔프전이라고 긴장이 되거나 그러진 않은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그런 부분이 보이면, 내가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 했다. 하지만 나보다 더 편해 보이더라. 2차전부터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변연하는 플레이오프부터 게임 리딩까지 도맡고 있다. 서동철 감독은 그녀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게임리딩 뿐만 아니라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슛까지 터졌다. '고참의 품격'이 느껴진다. 춘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