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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레이저 미인' 꿈꾸다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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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떤 레이저 써요?"

진료실에 앉아 있다 보면 대기실로부터 들려오는 소리 중에 50%가 넘는 질문이다.

두 번째로 많은 질문이 "얼굴 좀 좋게 하려고요."

첫 번째 질문을 하는 환자들은 인터넷이나 주변으로부터 기기 이름만 듣고 와서, 상담 시에 그 기기 이름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질문의 환자들은 막연히 얼굴을 좋게 하려고 방문했는데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하면, 놀라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물어 본다. "한 가지로는 안 돼요?" 앞으로 다양한 레이저나 고주파 등등 기기의 기본적인 활약상에 대해서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오늘은 가장 기본적인 얘기만 할까한다.

피부과에 방문하는 환자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습진이나, 대상포진 같은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과 피부탄력이나 주름개선, 색소 제거 등 에스테틱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그룹이다. 피부미용을 위하여 병원을 방문하려는 사람은 일단 거울 앞에 서서 본인의 얼굴을 잘 관찰해보자. 병원에서 주치의와 함께 상의하면서 끄덕일 수도 있지만, 일단 내가 내 상태와 내가 좋아졌으면 하는 부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관찰해본다. 그래야지 원래 목적이 뭐였는지 흔들리지 않는다.

피부과 오는 이유로는 ①색소나 점, 쥐젖 등이 많아서 ②눈 밑부터 양 볼이 쳐져서 생기는 팔자주름과 늘어진 턱살이 문제라서 ③말할 때마다 인상 쓰는 버릇 때문에 생긴 미간 주름이나 이마, 눈가의 지글지글한 주름이 신경 쓰여서 ④무너질 정도로 낮은 콧등과 콧날이 신경 쓰여서 ⑤뭔지는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좋아지려면 뭘 해야 할 거 같아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어느 좋은 기계도 위의 다섯 가지를 한 번에 만족시켜주는 방법은 없다. 한 번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패키지 상품보다 본인에게는 한 가지 기계로 하는 시술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즉, 아무거나 하나 걸려라하는 종합선물 패키지에서는 필요 없는 시술이 붙을 수 있고, 본인에게는 한가지의 저렴한 시술로 몇 번을 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피부시술은 한 번에 패키지와 다발적인 기기의 향연이 좋을 수 있지만, 피부문제를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면서 관리하는 꾸준함이 필요할 수 있고, 그 방법이 오히려 가격적으로도 저렴할 수 있다. 외래에서 가끔 IPL(Intense Pulsed Light) 시술을 권하면, "그거 옛날 방법이자나요?"라고 반문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 내 피부상태가 꼭 요즘 유행하는 레이저로만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점만 빼도 좋아질 수 있고, IPL만으로도 많이 깨끗해질 수 있다.

참고로 에스테틱에 이용되는 기기들의 대부분은 일반관리에 사용되는 이온자임, 초음파, 고주파, 저준위레이저, 시술에 사용되는 IPL, 고주파, 다양한 레이저, 초음파 등이다.

주변의 명성보다는 나와 친근한 주치의와 지속적인 상담과 시술을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며 그 곳에서 안 되는 시술은 친절히 다른 곳으로 의뢰를 해 줄 거다.

이제 병원에 가면 "이 보톡스 정품이에요?"라는 의미 없는 질문보다 "제가 받는 시술이 레이저에요? 초음파에요?"라고 묻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글·한우하 센트럴클리닉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