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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김기태 감독, 이구동성 스틴슨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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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투수지만, 공이 워낙 좋았다."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지난 1일 홈개막전서 패전을 안긴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김용희 감독은 2일 KIA전을 앞두고 "우리 타자들이 처음 보는 투수들한테 약하긴 하지만, 어제 스틴슨은 공이 좋더라. 치기 힘든 공을 가지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스틴슨은 전날 국내 데뷔전에서 6이닝 동안 2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KIA는 스틴슨을 앞세워 개막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KIA 김기태 감독의 평가 역시 김용희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위기를 스스로 벗어나는 모습이 좋았고, 체인지업과 커터가 괜찮았다"면서 "퐁당퐁당(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스타일을 이르는 표현)할 스타일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뢰의 의미다.

김 감독은 "스틴슨이 시범경기에서 한 번 못던졌는데, 그때도 구위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투구수를 맞추기 위해 길게 던지게 한 것이었다"고 했다. 스틴슨은 지난 3월 14일 LG 트윈스전서 4⅔이닝 8실점했다. 김 감독은 당시 스틴슨의 투구수를 늘려주기 위해 안타를 맞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맡겼던 것이다.

묵직한 공끝과 안정적인 제구력이 스틴슨의 강점. 이날 데뷔전에서 95개의 공을 던진 스틴슨은 140㎞대 후반의 직구와 140㎞ 안팎의 커터, 체인지업과 커브 등 모든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3-0으로 앞서 있던 6회말 수비.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스틴슨은 왼손 박정권을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44㎞ 직구를 몸쪽 높은 코스로 꽂아 헛스윙 삼진을 유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허를 찌르는 볼배합과 완벽한 제구력의 승리였다. 스틴슨 스스로도 "좌우 코너워크가 잘 됐다"며 제구력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어제 만루 상황에서 바꾸지 않은 것은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한 시즌 동안 그런 상황을 수없이 만날텐데, 자신의 힘으로 넘길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틴슨은 양현종, 필립 험버와 함께 KIA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첫 등판서 여러 강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즌초 KIA의 상승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