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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5할사수' 감독들이 본 승부처는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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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승률을 사수하라."

막내 kt를 제외하곤 1위 두산(15승8패)부터 9위 NC(10승13패)까지 승차는 5게임. 촘촘하게 들어찬 순위표는 매일 엎치락뒤치락한 승부의 결과다.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5할승률 사수를 외치고 있다. 사상 최초의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감독들이 봄(4월과 5월)에는 5할 언저리에서 버틴 뒤 여름(6,7,8월)에 치고올라간다는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29일 인천 SK전이 비로 취소된 뒤 "어려움 속에서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이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다. 5할 승률에서 크게 뒤쳐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공동 3위지만 지금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5할을 기준으로 페이스를 맞춰나가면 진짜 승부는 7,8월에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아직 각 팀의 장단점이 다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희일비보다는 본격적인 승부처인 여름을 어떻게 지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일단 버텨야 한다. 꼴찌를 밥먹듯 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초반부터 처지면 예년과 다를 바 없다." 5할 승부를 펼친 뒤에 여세를 몰아 치고 올라간다는 복안이다. LG 양상문 감독도 류제국, 우규민 등 부상중인 선발진 합류를 서두르지 않았다. 지금은 본격적인 승부처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감독들을 가장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역시 크게 늘어난 경기수다. 팀당 144경기는 팀 파워 뿐만 아니라 지구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부상선수나 이탈선수, 슬럼프를 겪는 선수는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나가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특히 무더워지는 여름은 투수들에게는 곤혹스런 시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선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올라오지만 체력은 반비례다. 로테이션을 꼬박 꼬박 채우며 등판을 감행해온 선발 투수들 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피로가 갈수록 쌓인다. 사령탑의 묘안이 절실한 시기다.

kt(3승21패)로 인한 승수 인플레도 변수다. 표면적인 5할에 심취해 있다가는 미끄러지는 순위에 둔감해질 수 있다. '5할 승률=자동 포스트시즌'이라는 공식은 장담할 수 없다. 이래 저래 사령탑의 고민이 깊어진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