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선수의 서러움을 아니까, 나왔을 때 집중해서 다 뽑아내잖아."
NC 다이노스 내야수 지석훈은 올 시즌 선발출전하는 날이 많아졌다.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그동안 벤치멤버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올 시즌엔 5일까지 23경기 중 14경기에 선발로 나갔다.
시즌 초반엔 2루수 박민우의 부상 공백을 메웠고, 최근엔 공수에 걸쳐 극심한 부진에 빠진 3루수 모창민 대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달 24일 LG 트윈스전부터 9경기 연속 선발출전이다.
지석훈의 선발출전 시 성적은 엄청나다. 선발출전한 14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5일 경기를 포함해 선발출전시 타율은 3할8푼3리(60타수 23안타) 3홈런 8타점. 교체투입 시는 2할8푼6리(7타수 2안타)다.
김경문 감독도 이런 지석훈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 수비 문제로 인해 타격 밸런스까지 잃어버렸던 모창민의 컨디션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지석훈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 석훈이가 하위 타선에서 다 연결을 해주고 있다. 이렇게 잘 하는 상황에서 뺄 수는 없다"며 "백업의 서러움을 아니까, 나왔을 때 집중해서 모든 걸 다 뽑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백업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은 한순간이다. 1925년 뉴욕 양키스의 주전 1루수 윌리 핍은 두통으로 한 경기를 결장했는데, 그 대신 출전 기회를 잡은 선수는 14년간 213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바로 루 게릭이다. 게릭과 달리, 핍은 3년 후 유니폼을 벗었다.
물론 지석훈이 게릭처럼 주전 자리를 굳힌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분명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감독의 눈에 확실히 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석훈은 "벤치멤버로 나갈 때와 달리 "내일이 있다는 게 정말 다르다"며 주전으로 나갈 때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지석훈은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2-2 동점이던 4회 1사 2루서 우전안타로 1,3루 찬스를 이어가게 했고, NC는 손시헌의 2루수 앞 땅볼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지석훈은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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