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따라하는 건 아닌데요…."
김기태 감독의 지휘 아래 젊고 활기찬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활력소가 있다. 홍건희다.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무너진 선발 임준혁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4이닝 9탈삼진 깜짝 호투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마운드에서 주눅들지 않고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만 봐도 시원시원하다. 23세의 어린 나이인데 일찍 군복무까지 마쳐 미래가 창창하다. 김 감독이 "구위도, 마인드도 정말 훌륭한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홍건희가 신인이던 2011시즌 주목을 받았던 이유가 있다. 팀 선배이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완투수 윤석민과 투구폼이 매우 흡사했기 때문. 지금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연결동작에 최대한 앞에까지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모습이 영락없이 윤석민이다. 공교롭게도 윤석민이 미국 무대 도전을 중단하고 KIA에 재입단하며 두 사람이 동시에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게 됐다. 20일 경기도 홍건희가 주춧돌을 놓고 윤석민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합작해냈다.
홍건희는 윤석민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하자 "정말 많이 듣는 얘기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별로 안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의식하며 따라하는 것은 절대 없다. 다만 최고의 투수와 비슷하다고 하면 좋은 것 아닌가. 석민이형의 투구폼은 매우 좋은 폼이기에 지금 내 폼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원조' 윤석민은 '리틀' 윤석민을 잘 챙겨줄까. 홍건희는 "평소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신다. 변화구 던지는 방법도 많이 가르쳐주시고 평소 많은 도움을 받고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홍건희는 현재 중간에 나와 긴 이닝을 소화하거나, 선발 자리가 비었을 때 들어가는 스윙맨 역할을 맡고있다. 선수라면 다 마찬가지겠지만 홍건희도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마음은 급하지 않다. 홍건희는 "물론 선발로 던지고 싶지만, 지금 역할도 좋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김 감독도 "홍건희가 이렇게 잘 성장하면 향후 더 좋은 보직을 차지하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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