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반짝 돌풍'이라는 말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리그 전체 일정의 40% 이상을 소화하고도 한화 이글스는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치고 나갈 기세다. 팀에 건전한 '성장 동력'이 생겼다는 게 확실해졌다. 무엇보다 새로운 전력 상승 요인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일까지 한화는 59경기를 치러 31승28패를 찍었다. 144경기의 41%를 치렀는데 승률 5할2푼5리로 단독 5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시즌 초반 한화가 선전할 때 "무리하게 선수를 끌어써서 난 성적이다. 5월, 6월이면 성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오랫동안 한화가 힘을 낼 것 같은 이유.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건 지금까지 한화와 가장 어울리지 않았던 지표인 '뎁스'에서 있다. 전반적으로 특정 선수의 활약에만 기대지 않았다.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선수층이 두터워진 듯한 효과가 발생했다. 주전과 비주전간의 실력차 역시 크게 줄었다. 흔히 '김성근 효과'라는 추상적 표현으로 불렸던 한화 재도약의 민낯이다.
사실 김 감독의 끈질긴 경기 운영과 독특한 선수 기용법이 팀을 이 자리로 이끈건 맞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호불호가 갈렸다. 한화의 추락을 예상했던 사람들도 바로 이런 독특한 스타일이 독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런데 김 감독이 와서 바꾼건 경기 운용 방식만이 아니었다. '지옥 훈련'으로 불리는 혹독한 훈련문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게 만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한화에 대해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선수층이 얇았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이가 너무 크다"고 한 바 있다. 그래서 주전 선수 한 두 명이 부상 등으로 빠질 경우 이걸 만회하기가 어려웠다. 한화의 성적 하락 패턴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었다. 이걸 강하게 만드는 게 김 감독의 숙제였고, 그 해법으로 내세운 게 훈련량 증대다.
현재까지 이 방법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여전히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는 현상은 막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로 인해 팀이 추락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그 개막 전부터 한화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것도 핵심 주전급들이 다쳤다. 정근우, 조인성은 아예 개막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마무리 윤규진도 개막 후 10여일 만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한창 잘나가던 5월말에는 김경언이 종아리 부상을 당했고, 김태균도 허벅지 햄스트링 증세가 생겼다. 외국인 타자는 내내 말썽이다. 나이저 모건은 몇 경기 뛰지도 못했고, 그를 대체한 제이크 폭스도 4경기 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빠져있다. 지난해 팀의 간판 3루수로 3할에 두자릿수 홈런을 친 송광민도 현재 1군에 없다.
이 정도로 전체 포지션에 두루 걸쳐 주전 선수들이 다친 팀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위권을 유지하는 건 더 신기한 일이다. 이게 가능했던 것. 앞서 지적한 '뎁스의 강화'에 있다. 주전들의 뒤를 받쳐주는 백업 선수들의 힘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신데렐라맨'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주현상 송주호 신성현 그리고 투수에서는 김기현 정대훈 등 낯선 얼굴이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권용관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허도환 이성열 이종환 등이 또 한몫을 한다.
이들의 가세로 한화의 뎁스가 강화됐다는 건 라인업의 잦은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10일까지 54개의 라인업을 가동했다. kt 위즈(55개)에 이은 두 번째 수치. 그런데 성적은 kt와 극명하게 갈린다. 이건 kt의 라인업 변화와 한화의 라인업 변화가 내포하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kt는 선수들이 기량이 완전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여러개의 라인업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효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아직은 뎁스가 깊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부족했다.
반면 한화는 이렇게 많은 라인업으로 의미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누구를 내든지 기본적인 역할은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팀 사정과 상대편의 전력구성에 맞춰 여러가지 수를 낼 수 있게 됐다. 수비 포지션을 특정인물에게 맡기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은 팀이 됐다. 한화가 앞으로도 조금 더 길게 비행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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