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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최강 이글스, 선발 야구 얼마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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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비상이 심상치 않다. 시즌 전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행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최하위를 면치 못했던 팀이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스윕을 당했다. 그 중심에서 선 김성근 감독은 "선두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야 하는데"라며 여전히 승부욕을 드러낸다.

한화는 16일 대전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에서 7대2로 승리했다. 스코어를 떠나 투수 운용, 타선의 집중력, 선수들의 표정 모든 부분에서 한화가 압승을 거둔 경기였다. 한화는 6월 들어 치른 13경기에서 9승4패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 선두 두산 베어스와는 불과 2게임차다. 이 기간 팀타율 2할8푼8리, 팀평균자책점 3.49라는 수치가 보여주듯 당당함이 이글스의 지금 모습이다.

한화가 올시즌 좀처럼 연승과 연패가 없이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마운드가 정비가 됐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선발진이다. 이날 SK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6승을 거두는 동안 한화는 선발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챙겼다. 탈보트와 안영명이 2승을 따냈고, 유먼, 송창식이 1승씩을 보탰다.

특히 안영명은 이날 SK를 상대로 5⅔이닝 동안 7안타와 2볼넷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선발투수로서 경기운영능력, 완급조절 등 한층 높아진 실력을 과시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안영명이 1회부터 좋았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 유먼의 안정감 역시 돋보인다. 5월까지 심한 기복을 보이며 1승4패에 그쳤던 유먼은 6월 들어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지난 5일 kt 위즈전에서는 6⅔이닝 동안 3안타 2실점(비자책점)으로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5⅔이닝 6안타 2실점으로 또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유먼의 최근 호투에 대해 감 감독은 "자기 폼을 찾은 것 같다. 그 전에는 어깨가 내려오면서 컨트롤이 안좋았는데, 최근에는 공을 끌고 나와 채는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에이스로 떠오른 탈보트는 최근 5연승 행진이다. 시즌 초반 5이닝을 버티기가 버거웠던 탈보트는 지난달 21일 SK전부터 지난 14일 LG 트윈스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투구 내용 자체가 에이스답다. 특히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9이닝 2안타 2실점(1자책점)의 빛나는 투구를 하며 완투승을 거뒀다. 사실 탈보트의 최근 행보는 예상됐던 바는 아니다.

탈보트와 유먼, 원투펀치가 자리를 확실하게 잡으니 팀이 크게 흔들일 이유가 없다. 여기에 안명명까지 호투를 이어가고 있고, 베테랑 송창식이 붙박이 선발은 아니지만 지난 13일 LG전에서 선발 5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음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로테이션이 아닐 수 없다.

한화가 선발투수를 앞세워 승승장구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류현진, 송진우, 정민철 등의 선발을 내세운 한화는 포스트시즌까지 오르며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금의 선발진이 김 감독으로서는 만족스럽지 않다. 지난 겨울 FA 계약을 통해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가 좀더 안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지난달 2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3승을 거둔 이후 3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