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풀리지 않았던 삼성 타선의 결정력.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무려 16안타를 때려냈지만, 4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마치 소화장애에 걸린 듯 삼성 타선은 엇박자를 냈다. 결국 삼성은 대대적인 타순 개편을 했다. '강한 2번'을 강조하며 박석민을 2번에 배치했고, 나바로는 한국무대 첫 5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여기에 타격감이 괜찮은 김상수가 9번에서 7번으로 타순이 상향조정됐다.
하지만 삼성의 답답한 흐름은 17일 경기 초반 그대로 이어졌다.
두산 선발은 진야곱. 뛰어난 구위를 지니고 있지만,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
1회부터 삼성은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박석민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패스트볼로 2루에 안착. 최형우의 좌전안타로 2사 1, 3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박석민은 스타트를 늦게 걸며 3루에 머물러야 했다. 2번 타자로 전진배치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듯한 모습. 설상가상, 후속타자 나바로는 삼진. 결국 득점을 하지 못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이승엽이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홈런에 거리가 한뼘 모자랐다. 하지만 김상수 이지영이 연속 삼진. 박해민이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그 사이 두산은 2회 집중타로 3점, 3회 양의지의 솔로홈런으로 쉽게 쉽게 득점했다.
두산과 삼성의 분위기는 극과 극으로 흐르는 듯 했다.
3회 두산 선발 진야곱이 난조를 보였다. 선두타자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박석민의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 텍사스 안타가 됐다. 채태인마저 볼넷. 하지만 삼성 타선은 약간 불안해 보였다. 4번 최형우가 삼진을 당할 때만 해도 불안이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나바로가 진야곱의 142㎞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통타, 그대로 좌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나바로의 첫 그랜드슬램. 시즌 24호, 통산 687호.
더욱 큰 의미는 나바로의 만루홈런이 답답했던 삼성 타선의 득점 체증을 완전히 날려버렸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류중일 감독의 대대적인 타순변화의 결단을 헛되지 않게 했다.
한마디로 침체된 분위기를 일거에 날려버리는 너무나 귀중한 한 방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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