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이 인천전에서 개인 통산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울산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울산은 21일 오후 6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인천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3분 터진 김신욱의 헤딩 동점골에 힘입어 1대1로 비겼다. 전북전에서 역전패한 울산은 이날 경기시작 12분 만에 수비수 유준수가 퇴장 당하는 악재 속에 귀중한 승점 1을 추가, 승점 20(골득실 +3)으로 성남(승점 20·골득실 -2)을 제치고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81골-18도움을 기록 중이던 김신욱은 1골을 추가, 2009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지 211경기 만에 공격포인트 100개를 달성했다. K리그 통산 22번째 기록이다.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 뒤 지난 포항전에서 승리했던 인천은 후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원정 승점 1을 얻는데 그쳤다. 하지만 승점 20(골득실 0)으로 10위에서 9위로 올라섰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트윈타워' 김신욱 양동현을 투톱으로 놓은 4-4-2 포메이션으로 인천전을 시작했다. 따르따 마스다 하성민 김태환이 중원을 지키고 이명재 김치곤 유준수 정동호가 포백, 김승규가 골키퍼로 나섰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케빈을 원톱으로 세우고 김인성 윤상호 조수철을 2선에 배치하는 4-2-3-1로 맞섰다. 김동석 김원식이 중원을 지키고 박대한 김진환 요니치 권완규가 포백, 유 현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 초반 변수가 그라운드를 흔들었다. 울산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공중볼 경합을 한 뒤 나란히 쓰러진 유준수와 케빈이 말다툼을 벌이다 유준수가 케빈을 머리로 들이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케빈은 그대로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고, 양 팀 선수들이 몰려들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심은 케빈에게 경고, 유준수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윤 감독과 울산 코칭스태프가 대기심에게 어필했지만, 판정은 번복될 수 없었다. 윤 감독은 전반 16분 따르따를 빼고 수비수 정승현을 내보내는 처방을 내렸다.
수적 우위를 등에 업은 인천은 케빈의 포스트플레이와 김인성의 2선 침투를 앞세워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20분에는 김동석, 전반 24분엔 조수혁의 슈팅이 울산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5분엔 케빈이 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슛을 김승규가 쳐내는 등 울산은 수세에 몰렸다. 김 감독은 전반 42분 김동석 대신 김도혁을 내보내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으나, 결국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무리 했다.
후반전에 들어선 울산은 김신욱의 포스트플레이와 측면 활용으로 돌파구를 만들고자 했으나,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김 감독은 후반 7분 윤상호 대신 박세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인천이 먼저 웃었다. 후반 16분 박대한이 울산 진영 오른쪽에서 시도한 왼발 크로스가 수비수 머리에 맞고 굴절되자, 재차 볼을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대각선 지점에서 왼발슛을 시도했다. 크로스바를 맞고 굴절된 볼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진환인 문전 정면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인천이 리드를 잡았다.
윤 감독은 후반 23분 이명재 대신 임창우를 투입하면서 반격을 노렸다. 그러나 패스 조직력 부족과 수적 열세 속에 해답을 찾지 못했다. 후반 32분 김신욱이 문전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터닝슛이 허공을 가르는 등 답답한 장면이 이어졌다.
홈팀 울산은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후반 33분 정동호가 인천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문전 왼쪽에서 수비수 경합 끝에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탄 울산은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역전골까지 닿지 못한 채 그대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