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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 1점에 만족한 선두권 혈투 그리고 안갯속 3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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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두 팀이 만나면 사연이 넘친다.

스토리가 얽혀 있다. 친정팀과의 얄궂은 만남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을 비롯해 에두, 에닝요, 조성환이 수원 출신이다. 수원의 염기훈과 서정진, 올 시즌 새롭게 수원에 둥지를 튼 카이오의 '고향'도 전북이다. 지난달 2일 첫 만남에선 에두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21일 무대를 수원으로 옮겼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혈투는 이틀 전 두 감독의 설전으로 막이 올랐다. "원정에서 졌다. 경기에서는 지면 복수하고 싶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시위를 당겼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특유의 넋두리로 자존심을 긁었다. "지난번 인터뷰때는 서정원 감독 얼굴이 무서워보였다. 하지만 오늘은 안 무서워보인다.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에는 1만6141명이 운집했다. 설명이 필요없다. 선두권의 대혈투다웠다. '절대 1강' 전북이 눈앞에서 승점 3점을 놓쳤다. 수원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수원과 전북의 두 번째 만남은 2대2로 막을 내렸다.

장군멍군이이었다. 전반 20분 전북이 먼저 골망을 출렁였다. 에닝요의 코너킥이 김형일의 머리로 배달됐다. 김형일의 헤딩슛은 정성룡의 손맞고 흘러나왔고, 이를 에두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에두는 수원전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수원도 흔들리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한 후 5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대세의 패스를 받은 산토스가 왼발 슈팅으로 권순태를 넘었다.

후반 더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후반 28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레오나르도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2-1, 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인저리타임 5분이 주어졌다. 전북이 승리를 낚는 듯 했다. 그 순간 수원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47분이었다. 권창훈의 코너킥을 구자룡이 헤딩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볼은 염기훈의 몸에 맞고 재차 산토스에게 연결됐다. 산토스의 오른발 슈팅이 다시 한번 전북의 골네트에 꽂혔다. 산토스는 17일 제주전(4대3 스)에 이어 2경기 연속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전북은 승점 36점, 수원은 29점을 기록했고, 1, 2위의 승점 차는 7점을 유지했다. 순위 싸움은 예측불가다. 바로 밑의 FC서울이 주춤하고 있다. 17일 3연승이 막을 내린 데 이어 20일 무패 행진도 9경기에서 멈췄다. 17일 안방에서 부산과 득점없이 비긴 서울은 2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2로 패했다. 순위 추락은 피할 수 없었다.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승점은 26점(골득실 -1)에서 머물렀다.

서울의 정체는 '제철가 형제'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포항이 이날 부산 원정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전남은 서울을 제압하고 올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포스코인 포항과 전남이 나란히 승점 26점을 기록했다. 골득실에서 앞서 포항이 3위(골득실 +4), 전남이 4위(골득실 +1)에 올랐다.

3위 싸움도 뜨겁다. 이제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 피할 수도 없다. 위, 아래의 여백도 없다. 수원이 3위권의 사정권이다. 6위 광주의 승점도 24점이다. 3위를 바라볼 수 있다.

빅뱅 또 빅뱅이다. 서울은 27일 수원과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를 치른다. 첫 만남은 굴욕이었다. 1대5로 대패했다. 안방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전남은 28일 '절대 1강' 전북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기분좋은 추억은 있다. 전남은 4월 26일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여 2대1로 승리하며 '절대 1강'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포항은 27일 홈에서 광주와 격돌한다.

대혼전이다.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경쟁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안개로 가득하다. 멀리 내다볼 필요도 없다. 현재에 충실한 팀만이 결국 빛을 볼 수 있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