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은 야구로 비유하면 4번 타자다. 타석에 들어서면 반드시 홈런이나 큼직한 안타를 날려주는 믿음직한 거포다. 하지원의 최근 타율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방송된 MBC '기황후'는 방영 내내 월화극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최고시청률은 29.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SBS '시크릿 가든'(2010)의 최고시청률은 무려 35.2%. MBC '더 킹 투하츠'(2012)도 수많은 화제 속에 꾸준히 10%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이번에 하지원이 선택한 드라마는 SBS '너를 사랑한 시간'이다. 오랜만에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 드라마는 17년간 친구로 지내온 두 남녀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겪는 아슬아슬한 감정들을 통해 '인류 최대의 난제'인 '남녀 사이에 우정이 가능한가'에 대해 얘기한다. 하지원은 패션 마케터로 일하는 서른넷 오하나 역을 맡아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연기한다.
2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하지원은 "주로 액션이나 판타지 장르에서 연기하다가 현실로 들어온 캐릭터를 연기하니 너무나 신나고 재밌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하지원은 "잠자고 있던 심장을 쿵쿵 두드리는 드라마라 촬영할 때도 무척 즐겁다"며 "이번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따뜻함을 드리고 싶다. 지친 일상에 이 드라마가 힐링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또 "액션을 안 하니까 몸이 편하다"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하지원 본인의 말마따나 하지원 하면 '액션 여전사'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전 출연작에서 남자보다 더 거친 액션을 소화했다. 하지원은 "실제 내 모습보다 터프한 역할을 많이 연기했지만, 사실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여성스럽다"면서 수줍어했다.
하지원과 연기한 남자배우는 반드시 뜬다는 속설도 있다. '기황후'의 지창욱,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 그 예다. 그만큼 파트너와의 '케미'를 잘 이끌어낸다. 이번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만난 이진욱은 "하지원은 모든 남자배우가 함께 연기하고 싶어하는 여배우 1위 아닌가"라며 "이번 작품에서 호흡 맞추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또 "하지원이 현장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끝을 맺는 모습을 보며 감동 받았다"며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촬영 흐름을 잘 이끌고, 또 자신이 연기를 잘 해낸다. 로맨스 드라마를 함께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대 여배우"라고 극찬했다.
하지원이 생각하는 '케미'의 비결은 '눈빛'이다.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상대 배우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나를 바라봐주는 눈빛에도 행복함을 느낀다"는 설명. 하지원은 "내게 마법을 부리는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웃었지만, 이진욱은 "(마법이) 있다, 있어"라고 장난스럽게 덧붙이며 하지원을 바라봤다. 하지원은 "이진욱의 눈빛이 진짜 반짝인다. 눈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이진욱에게 빠져들 것 같다"고 화답했다.
하지원의 시청률 마법은 이번에도 통할까. '너를 사랑한 시간'은 한 자릿수 시청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SBS 주말극으로 편성됐다. 그렇지만 하지원은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요즘엔 예전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진 않지만, 가능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주말에 편안하게 많은 분들이 이 드라마를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너를 사랑한 시간'은 2011년 방영된 대만의 인기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가 원작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을 만든 조수원 감독이 연출을 맡고, 대본은 '동안미녀'의 정도윤 작가와 '앙큼한 돌싱녀'의 이하나 작가가 공동 집필한다. 27일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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