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서울)은 슈퍼매치의 역사다.
2007년 3월 21일, 리그컵이었다. 박주영은 슈퍼매치 사상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수원을 4대1로 무너뜨렸다.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슈퍼매치에서 유일하게 해트트릭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2008년 8월까지 슈퍼매치 통산 11경기(리그 10경기, FA컵 1경기)에 출전, 총 6골(리그 5골, FA컵 1골)을 터트렸다. 정조국, 데얀(베이징 궈안) 그리고 은퇴한 수원 박건하(A대표팀 코치)와 함께 슈퍼매치 최다골 타이를 기록 중이다.
박주영은 올해 3월 서울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4월 18일 7년 만에 슈퍼매치 무대에서 다시 섰다. 그러나 아픔이었다. 박주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4월 4일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 후 14일 만에 만난 슈퍼매치였다. 몸이 만들어 져 있지 않았다. 팀은 1대5로 대패했다. 박주영의 존재감도 없었다. 슈퍼매치 후 그는 사라졌다. 무릎에 이상이 왔다. 심적으로도 부담을 지울 수 없었다.
FA컵을 포함해 4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지난달 16일 돌아왔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1도움)를 기록하며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박주영은 명예회복을 노렸다. 그는 결전을 앞두고 "첫 슈퍼매치에선 후반전에 너무 쉽게 골을 내줘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다"며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그 어느 때보다 잘 돼있다. 다른 어떤 말보다 경기장에서 가졌던 마음, 그리고 생각들을 이번 슈퍼매치에서 모두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슈퍼매치란 특별한 경기에서 많은 득점을 한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번 슈퍼매치는 홈에서 열리는 만큼 정말 사력을 다해 뛸 것이다. 꼭 승리를 거둬 팬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두 차례 유효슈팅을 날렸고, 동료들에게 활발하게 패스를 뿌려주며 공격을 이끌었다. 첫 번째 슈퍼매치와는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0대0이 곧 박주영의 성적표였다.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그도 아쉬움이 컸다. "슈퍼매치는 어려운 경기다.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전반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서 골을 만들었어야 했다. 기회가 있었는데 마무리하지 못해 아쉽다." 설욕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