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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올해도 용병 '덕', 기대하기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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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는 올시즌에도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시즌의 절반을 소화한 시점까지는 나올 수 있는 평가다. 다른 팀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나 NC 다이노스 뿐만 아니라 넥센 히어로즈나 두산 베어스와 비교해도 썩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두산의 경우 에이스 니퍼트가 부상중이고 마야는 부진 끝에 퇴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새 외국인 투수 스와잭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 타자 로메로는 강력한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며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로메로는 지난달 팀에 합류한 이후 21경기에서 벌써 22타점을 올렸다.

SK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지난해가 최악이었다. 그나마 시즌 중 합류한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가 후반기 연승 행진을 거듭하며 팀에 도움을 준 것이 위안이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SK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 일찌감치 밴와트 재계약을 결정을 내린 뒤 옥석을 가리듯 오랜 고민을 한 끝에 투수 메릴 켈리와 타자 앤드류 브라운을 영입했다. 하지만 시즌 들어 켈리와 밴와트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는 일이 잦고, 브라운은 기대와는 달리 시즌 3개월을 소화했는데도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지 못하고 있다.

켈리의 경우 지난 5월 중순 손목 부상으로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돌아와 좀처럼 페이스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부상 이전 7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98의 호투를 이어갔던 켈리는 부상 복귀 후 6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8.80의 난조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6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다가 7회 2사후 보크를 범한 뒤 김태균에게 3점홈런을 맞는 등 6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당시 투수교체 타이밍이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켈리는 그 이전 등판서도 한 순간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시즌 초 출발이 좋았던 브라운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답답한' 타격으로 일관하고 있다. 1일 kt 위즈전까지 69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18홈런, 44타점의 성적. 그러나 6월 이후에는 20경기에서 타율 2할3푼5리, 4홈런, 9타점에 그쳤다. SK의 중심타자로서 타점 부문이 대단히 아쉽다. 클러치 능력이 다른 팀 타자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브라운은 홈런 18개 가운데 솔로포가 10개나 되고, 득점권 타율은 2할9리에 불과하다.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안타보다는 볼넷을 얻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44개의 볼넷 가운데 주자가 있을 때 얻은 것이 27개다. 물론 상대가 좋은 공을 던질 리 없지만, 비슷하면 화끈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적극적인 타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정적으로 SK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은 밴와트의 부상이다. 밴와트는 이날 kt전에서 3회 오정복의 땅볼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타구에 오른쪽 팔을 강타당했다. X레이 검진 결과 손목 위쪽 팔뼈 골절 판정을 받았다.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추가적인 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장기간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골절이라면 적어도 4~6주 정도는 재활에 매달려야 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기간까지 감안하면 최소 2개월 정도는 전력에서 제외돼야 한다.

밴와트의 부상 악몽은 올시즌 두 번째다. 지난 4월 16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박병호의 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강타당하며 한 달간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골절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발목이 심하게 부어올라 회복하는데 꽤 긴 시간이 소요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나선 8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86의 안정된 투구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부상은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교체 등 거취 문제까지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SK는 외국인 선수들이 분발하지 않는 이상 목표로 잡은 성적을 달성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