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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중심' 레알, 스페인 선수 고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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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의 중심을 자처해온 레알 마드리드가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 선수 갈증에 시달리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여름 사비 알론소(바이에른 뮌헨)가 떠나면서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과 공격진은 외국 선수들의 차지였다. 그러나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가 건재했고, 수비진을 이끄는 부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있었다. 오른쪽 수비 다니엘 카르바할과 알바로 아르벨로아 콤비도 스페인 선수였다.

하지만 올여름 카시야스와 라모스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고, 다비드 데 헤아(맨유)의 영입은 미궁에 빠졌다. 이에 따라 차기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베스트11에는 스페인 선수가 단 1명도 없을 수도 있다. 주전 GK에 케일러 나바스, 오른쪽 수비수에 카르바할 대신 다닐루가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스페인 축구의 전성기(유로 2008-남아공월드컵-유로 2012 우승)을 이끌었던 황금 세대의 노쇠화 때문이기도 하다. 라이벌 바르셀로나 역시 헤라르드 피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그리고 노쇠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뿐이다. 지난 몇년간 빅토르 발데스,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다비드 비야가 잇따라 팀을 떠났고,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주전에서 밀려났다. 그 자리는 네이마르, 마크 테어 슈테겐, 클라우디오 브라보, 이반 라키티치 등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바르셀로나와 달리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왕가를 대표하는 팀이기도 하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스페인 축구의 자존심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의 경질과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도 '스페인 감독'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그런데 정작 레알 마드리드에 스페인 선수가 부족해진 점은 민망한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라모스는 소속팀과의 연락을 끊은 채 세비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페인 언론들은 '라모스의 마음은 레알을 떠났다', '이제 라모스는 레알의 어떤 제안도 승낙하지 않을 것' 등 잔류 가능성을 부정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라모스와 카시야스가 떠난다면, 구단 수뇌부는 생각지도 못했던 '외국인 100%'의 베스트11을 마주하게 된다.

▶라모스-카시야스 이적시 레알 마드리드 예상 베스트 11

GK :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

DF : 마르셀루(브라질), 라파엘 바란(프랑스), 페페(포르투갈), 다닐루(브라질)

MF :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 토니 크로스(독일),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FW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카림 벤제마(프랑스), 가레스 베일(웨일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