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깎신' 주세혁(35·삼성생명·세계랭킹 15위)은 철벽이었다.
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준결승에서 일본 왼손 에이스 니와 코키를 4대0(11-9, 11-5, 11-9)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경기였다 .
공격하는 수비수, 주세혁의 기량은 이미 달인의 경지였다. 깊숙한 커트로 상대의 모든 공격을 깎아냈고, 상대의 포어드라이브에는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맞섰다. ITTF 사이트는 주세혁의 플레이를 가리켜 '거장의 예술'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했다.
첫세트를 11-9, 두번째 세트를 11-5로 잡아냈다. 랠리의 끝은 언제나 승리였다. 3세트 초반 니와에게 선제공격을 허용했으나 8-5까지 앞서갔다. ITTF 라이브 중계 해설자는 "언빌리버블 포인트!"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4세트 니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11-9로 완승을 마무리했다. 백전노장의 신기에 가까운 수비, 모든 공, 모든 코스를 받아내는 '신공'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주세혁의 집중력은 눈부셨다.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슈퍼시리즈에서 랭킹 포인트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마지막 올림픽,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려는 노장의 집중력과 파이팅은 결연했다. 우승을 향한 강인한 투지를 보여줬다. 4강행을 확정지은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주세혁은 "안방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다. 직전 경기에서 장우진을 4대1로 꺾은 국내 실업랭킹 1위 정영식와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10년 이상 어린 후배들과의 맞대결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는 강철같은 선배의 플레이는 감동이었다. 주세혁은 2006년 대회 우승, 2010년 대회 준우승에 이어 5년만의 결승행에 성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