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청이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에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시설을 만들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타 지역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쪽방촌에서 숙박을 하며 옛 생활공간을 체험토록 한다는 의도지만, 마을 주민들은 쪽방촌을 관광지로 만들어 상품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인천시 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중순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옛 생활 체험관은 타지에서 부모와 함께 동구를 찾은 아이들에게 숙박의 기회를 줘 옛 생활 모습을 경험토록 하는 목적으로 동구 관내에 설치된다.
반드시 부모가 자녀를 동반해야 입실할 수 있고, 체험료(하루 숙박)는 1만원으로 책정됐다.
구는 첫 체험관을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안에 만들기로 하고, 현재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활용중인 2층짜리 주택을 일부 리모델링해 활용할 예정이다.
마을 주민들은 "지자체가 가난을 상품화해 쪽방촌과 마을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지난 5월 어린이날에 유치원 버스 4대가 마을에 와서 아이들이 구경을 했다. 한 아이가 지나가면서 옆에 있던 친구에게 '공부 안 하면 이런 데서 살아야 한대'라고 말하더라. 낯 뜨거워 혼났다"고 토로했다.
이 주민은 "우리 삶의 공간을 외부인들이 들여다보는 게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마을 주민 160여 명은 지난 8일 체험관 건립 반대 서명서를 구와 구의회 측에 제출했다.
동구의회는 13일 조례심사 특별위원회를 거쳐 17일 본회의에서 이 조례안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구는 조례안이 통과하면 다음 달부터 체험관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이다. 6·25 전쟁 직후부터 낡고 허름한 판잣집이 모여 형성된 국내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가난까지 상품화 가난까지 상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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