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배구계는 남미와 유럽으로 양분돼 흐르고 있다. 특히 국제배구랭킹(FIVB) 랭킹 1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6위) 등 남미 강호들에 대적할 유럽 국가들의 득세가 강하다. 러시아(2위)를 비롯해 폴란드(3위), 이탈리아(4위), 독일(7위), 세르비아(8위), 불가리아(9위) 등 다수의 유럽 팀들이 톱10에 랭크돼 있다. 북중미의 미국(5위)과 '아시아 최강' 이란(10위)도 세계배구를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의 배구도 역시 유럽형이다. 유럽배구가 대세인 셈이다. 단적인 예로 V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유럽 출신이 많다.
그런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송병일 코치, 진순기 전력분석관과 함께 아시아배구 관전을 택했다. 5일(이하 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최 감독은 6일부터 펼쳐지는 제18회 아시아선수권 8강부터 결승까지 관전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아시아배구의 흐름도 읽힐 겸 대회를 보러왔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배구의 급성장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이란, 태국, 중국은 장기적인 계획대로 빠르게 세계배구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특히 카타르의 성장세가 놀랍다. 비록 70% 이상의 선수들이 귀화 선수로 구성됐지만, 배구의 질과 기술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문용관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의 시각이다.
이번 대회는 최 감독에게 좋은 학습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최 감독은 지난 4월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뒤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최태웅식 스피드 배구'의 보완점을 이번 대회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코보컵에서 내 배구는 똑같이 빠른데 조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그 약속을 지켰다. 박기원 남자배구대표팀 단장은 "최 감독이 이번 코보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이루더라. 진통제를 쓰지 않고 '스피드 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화두는 '스피드 배구'다. 공격수부터 리베로까지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 감독은 문용관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펼치는 위기상황대처 능력도 꼼꼼히 배워갈 생각이다. 매 세트마다 바뀌는 흐름을 읽고, 선수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공격과 수비를 주문하는 문 감독의 지략도 멀리서 지켜보면서 터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여전히 맹훈련 중이다. 여오현과 윤봉우 플레잉코치가 최 감독의 몫을 대신하고 있다. 최 감독은 아시아선수권에서 느낀 점을 12일 남해 전지훈련부터 적용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 감독의 열정이 현대캐피탈 부활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이란)=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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