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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너무 잘했기에, 그래서 더 아쉬운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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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면에서 좋았기에 너무도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10년만의 동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던 한국 여자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5년 대회 여자축구 최종전에서 0대2로 패했다. 한국은 2승1패로, 3승의 북한에 우승을 내줘야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 패배의 설욕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아무도 한국의 준우승을 실패라 하지 않는다. 3패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지만 최악의 상황 속에서 중국, 일본을 격파했고, '최강' 북한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 2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이현영을 깜짝 원톱으로 기용했다. 2선 공격에는 정설빈, 이민아, 이금민을 세웠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날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권하늘과 '캡틴' 조소현이 포진했다. 포백라인은 이은미, 황보람, 임선주, 서현숙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김정미가 맡았다.

결국 결정력과 체력이 승부를 갈랐다. 초반은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다. 이민아를 축으로 정설빈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오히려 북한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겪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김수경을 제외하고 지난 2경기와 모두 같은 선수들이 뛰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한국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기회를 놓치니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북한은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2분 윤성미에게 프리킥골을 허용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수비벽에 굴절돼며 들어갔다. 태극낭자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정설빈이 6분 뒤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양상은 비슷했다. 한국이 볼을 소유했지만 결정적인 기회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북한이 단 한번의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7분 '에이스' 라은심이 단독드리블로 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장슬기와 김수연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체력이 너무 떨어졌다. 전반 좋은 기회에서 득점까지 연결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북한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에 나섰지만, 그 역습이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득점을 위해 공격쪽으로 나서야 했지만, 수비라인을 올릴 수 없었다. 윤 감독은 일본전 결승골의 주인공 전가을을 마지막 카드로 썼지만, 전가을 혼자 힘으로 경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0대2 패배로 끝이 났다. 너무 잘했기에, 그래서 더 아쉬운 결과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