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 시타자 교육에 에이스가 뜬 이유는?'
SK의 김광현과 최 정은 투타의 핵심 선수들이다. 따라서 시구나 시타자들의 교육 때 이들이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9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서 열린 kt전에 앞서 두 선수가 3루쪽에 마련된 실내연습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쯤되면 이날 시구자와 시타자가 유명 걸그룹 멤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날의 시구-시타자는 20대 청년들이었다. 주인공은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 게이머인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이었다. 이상혁이 시구를, 배준식이 시타를 맡았다.
같은 SK 소속 선수들이었지만, 팀에서 부탁을 한 것이 아니라 김광현과 최 정이 스스로 교육에 나섰다. 이들은 팀내에서 대표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 팬이기 때문. T1은 전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게임단이고, 특히 이상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는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히 '게임계의 메시'라고 할 정도다.
김광현은 "2008년인가 2009년 시구 지도를 한 이후 아마 처음인 것 같다. '우상'이 왔으니 당연히 내가 해야한다"며 20분 넘게 이상혁의 시구를 지도했다. 이상혁을 투구판에 서게한 후 "포수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머니 하늘로 던지듯 높이 던져야 제대로 날아간다"고 꼼꼼하게 교육을 했다. 두 선수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어떤 챔피언을 하는게 좋을지 자문을 구하기도 한 김광현과 최 정은 이들과 헤어지면서 "스마트폰 메신저로 자주 연락하자. 야구장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 얘기해라"며 연락처까지 서로 교환했다. 이상혁이 연습을 하거나 대기를 할 때 많은 SK 팀 관계자들이 찾아와 악수를 청하고 기념사진을 함께 찍는 등 야구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게임에 입문한 이후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이상혁은 김광현의 지도대로 열심히 연습을 했고, 그라운드에서 투수판에 올라 포수까지 노바운드로 던지며 멋진 시구를 선보였다. 이상혁은 "조금 떨렸는데 김광현 선수 덕에 잘 던질 수 있었다"며 "만약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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