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좋은 일이 오히려 좋은 상황으로 뒤바뀌는 경우. '전화위복'의 케이스는 살다보면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크든 작든. 그래서 순간의 불행에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 불운한 상황을 싸워 이겨내면 그 과정에서 또는 그 이후에 노력에 대한 보답이 온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정현석이 바로 그걸 증명해내고 있다. 위암 수술을 딛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지 이제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지난 5일 인천 SK전 때 1군 무대에 돌아왔으니 딱 9일째다. 이전까지는 그저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보였던 선수다. 하지만 다시 그라운드에 나타난 정현석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되어 있었다. 수술과 식단 조정 등으로 살이 쏙 빠져 날카로운 턱선이 살아났다. 퉁퉁하고 큼직했던 몸도 군살이 없는 근육질의 날렵한 몸매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작 더욱 큰 변화는 외형이 아니라 실력에 있었다. 정현석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고감도 타율을 기록 중이다.
12일까지 정현석은 복귀후 나선 7경기에서 무려 4할3푼3리(30타수 13안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치른 경기수가 얼마 되지 않아 이 타율이 진정한 정현석의 평균 실력이라고 하기는 무리다. 그러나 어쨌든 어렵게 돌아오자마자 팀의 중심 타선에서 막강한 보탬이 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정현석이 없었다면 한화는 지난 7경기에서 지금처럼 잘 버티기 어려웠다. 이건 김성근 감독 역시도 인정하는 점이다. 김 감독은 "정현석이 중심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득점도 늘어나고, 정근우도 1번 자리에 마음놓고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 정현석의 이런 모습은 굉장히 낯설다. 이전까지의 정현석은 '정교함'과는 거리가 매우 먼 타자였다. 늘 열심히 훈련했고, 타고난 힘이 엄청났지만 그걸 요령있게 쓰는 면에서는 부족했다. 2007년 한화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인 정현석은 평균타율이 2할6푼9리 밖에 안된다. 그리고 늘 볼넷보다 삼진이 많았다.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건 2013년이었다.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에 4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주전감이라고 하기에는 수비도, 타격도 부족한 점이 많았던 선수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직구와 변화구에 자유자재로 대처한다. 무려 4안타를 몰아친 12일 수원 kt전 때는 2개의 안타는 변화구를 받아쳐 만들었다. 배팅 타이밍을 스스로 완벽히 통제할 수 있게 된 모습이다.
도대체 어떤 계기가 이런 정현석의 진화를 이끌어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암투병 과정에서 생긴 변화다. 그래서 '전화위복'이라고 칭할만하다. 일단 수술과 식이요법을 통해 전체적으로 몸집이 콤팩트해졌다. 군살이 빠진 덕분에 스윙이 더욱 간결해졌다. 게다가 이전에 비해 힘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이 덕분에 불필요한 에너지의 누수가 사라졌다. 김 감독은 "이전의 정현석 타격을 보면 지나치게 힘을 앞세우는 모습이었다. 굉장히 투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뭐랄까, 간결해지고 스마트해졌다. 힘이 빠지니까 더 정교함이 생긴게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야수든 투수든, 프로선수들에게 금과옥조처럼 전해지는 충고가 바로 "힘 빼고 하라"다. 너무 잘하려고 온 몸에 힘을 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야구는 힘의 겨루기라기 보다는 정교한 타이밍의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기몸살 증세로 기운이 빠진 선수가 홈런을 펑펑 치거나 완봉승을 했다는 사례가 수없이 많다. 정현석도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확실히 이전에 비해 근력이 줄어든 게 맞다. 그러나 가볍게 툭툭 공을 받아치면서 정확한 임팩트를 주는 요령이 생겼다. 이는 일시적인 효과가 아니다. 이제 정현석은 그런 식의 타격을 할 줄 아는 선수가 됐다. 암투병을 극복해낸 정현석에게 '야구의 신'은 정교함을 선물한 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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