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자리가 그렇게 부담스러운지 모르겠다."
SK 와이번스는 20일 목동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이재원, 정의윤, 브라운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렸다. 전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이재원 정의윤 박정권이 3,4,5번으로 나섰다. 후반기 들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최 정이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심타선이 크게 약화된 느낌이다. 요즘 최 정의 자리인 3번에는 이재원이 나서고, 4번은 정의윤이 맡고 있다.
그런데 SK는 후반기 들어서도 4번타자들이 힘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4번타자가 침묵하니 득점력이 높아질 리 없다. 19일 경기에서도 4번으로 나선 정의윤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0-2로 뒤진 3회초 2사 2,3루에서 평범한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났고, 8회 2사 1루서도 유격수땅볼로 아웃됐다. 결국 SK는 0대2로 패했다.
김용희 감독은 "요즘 투수들은 3~4점 이내에서 잘 막아주고 있는데 타자들이 영 힘을 내지 못한다"면서 "투수가 4점 정도 주면 잘 막아주는 것이다. 타선이 5점은 뽑아줘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4번타순에서 막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4번에서 치는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4번 자리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시즌 SK 4번 타순의 성적을 보면 타율 2할3푼7리로 10개팀 가운데 최하위다. NC 다이노스(0.366) 넥센(0.346) 삼성 라이온즈(0.3145) 한화 이글스(0.310)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 팀들은 테임즈, 박병호, 최형우, 김태균이라는 강력한 붙박이 4번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SK는 붙박이 4번타자가 없다.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이 전반기 한동안 4번을 맡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힘이 떨어졌다.
이후 4번 자리는 들쭉날쭉했다. 브라운 뿐만 아니라 이재원 박정권도 4번에 기용됐고, 후반기 들어서는 LG 트윈스에서 이적해 온 정의윤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윤도 이적후 4번자리에서 타율 2할2푼5리(40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팀내에서 최고의 클러치 능력을 지닌 이재원도 올해 4번타순에서는 타율 2할2푼2리(45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시즌 타율 2할9푼을 한참 밑돈다.
그렇다고 경기마다 4번타자를 바꿀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당분간 계속해서 정의윤에게 4번을 맡길 생각이다. 그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한 사람이라도 계속 밀어붙이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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