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요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27)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2016시즌을 대비해서다. 히메네스와 내년에도 재계약을 할 지 말 지를 남은 경기를 통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히메네스는 지난 6월 15일 한나한(허리 통증으로 3루 수비가 안 돼 퇴출)의 대체 선수로 LG와 계약했다.
LG 구단은 토종 선수 구성상 3루 수비가 되는 중장거리형 외국인 타자가 필요했다. LG 구단 관계자들이 오랜 시간 지켜본 선수가 히메네스였다.
그는 LG 유니폼을 입자마자 안타 행진을 12경기 연속 이어갔다. 알토란 같은 타점을 올렸고, 장타도 곧잘 쳤다. 듣던 대로 수비도 안정적이었고, 발도 빨랐고 주루 센스도 좋았다. 더이상 외국인 야수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7월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월간 타율이 1할9푼2리로 2할대 밑으로 낮았다. 또 2홈런 6타점으로 팀 공헌도까지 떨어졌다.
양상문 LG 감독은 8월초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 3일 히메네스와 면담을 한 후 2군행을 결정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1군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휴식과 재정비가 필요했다.
LG 코칭스태프는 히메네스를 바로 버리기 아까운 선수로 보고 있다. KBO리그에 적응만 되면 롱런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이가 젊고 또 공수주가 다 되는 우타자이다. 그리고 흔치 않는 3루 수비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 구단들이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 후보 풀에도 3루수이면서 우타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히메네스가 타석에서의 단점을 보완하면 LG 구단이 내년에도 다시 쓰고 싶어할 것이다"고 말했다.
히메네스가 7월 슬럼프에 빠졌던 건 두 가지 때문이다. 그의 단점을 타 구단 투수들이 파악했다.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잘 안 됐다. 히메네스의 스윙은 간결하기 보다는 컸다. 힘은 있지만 크게 돌아나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자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히메네스는 바깥쪽 공에 대처하다보니 상체가 흔들리면서 배트 중심에 맞히기가 어려워졌다. 또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유인하는 높은 직구에 방망이를 돌려 볼 카운트가 자꾸 나빠졌다.
그는 최근 8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쳤다. 지난 29일 대구 삼성전에선 3안타(1홈런) 3타점 1도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까지 펼쳤다. 모처럼 4번 외국인 타자다운 해결사 역할을 펼쳤다.
히메네스는 최근 2군을 다녀온 후 기존 보다 100g 정도 가벼운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서용빈 1군 타격 코치와 많은 대화를 통해 약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히메네스의 8월 월간 타율은 3할3푼3리로 전달 보다 큰 폭으로 올라갔다. 그렇지만 아직 합격점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그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6푼7리, 6홈런, 24타점, 6도루, 장타율 4할3푼8리, 출루율 3할5리다. 실책은 4개. 아직 A급 외국인 선수라고 보기 어려운 지표다. 대신 히메네스가 지금 처럼 달라지는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경우 그의 미래도 바뀔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