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이 올시즌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개인통산 400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한 뒤 오히려 타격페이스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원조 여름 사나이'답게 무더위를 불꽃같이 보냈다. 공격 전부문에 상위랭크 됐다. 눈에 띄는 점은 급격히 줄어든 삼진 수다. 이승엽의 방망이가 진화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시즌 타율 0.350(4위) 146안타(3위) 24홈런(9위) 84타점(14위)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고령 3할(0.308)-30홈런(32홈런)-100타점(101타점)을 달성했는데 한국나이로 불혹인 올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할 태세다. 타율은 개인통산 최고페이스. 삼진은 1996년 이후 19년만에 최소 수준. 여기에 이승엽의 터닝포인트가 숨겨져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이 나이도 이제 마흔이다. 스무살 어린 선수들과 같이 뛰고 있다. 아무래도 순발력이나 파워가 떨어지는 것을 본인이 느끼고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가는 것 같다. 타율도 그렇고, 장타도 전혀 손해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도 "컨택트 위주로 타격하고 있다. 스윙 리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타율은 올라가고, 삼진을 줄어들고, 팀배팅이 원활하니 삼성은 고공행진이다.
이승엽은 올시즌 58개의 삼진을 기록중이다. 경기당 0.54개. 전체 타자 중 57위다. 박병호(넥센)가 136개로 가장 많고 최준석(롯데)이 112개로 2위다. 3위는 스나이더(넥센)로 111개, 황재균(롯데)이 105개로 4위다. 나성범(NC)이 101개로 5위, 김상현(kt)과 오지환(LG)이 100개로 공동 6위다. 이밖에 박해민(삼성)과 브라운(SK)이 99개로 공동 8위권. 전반적으로 홈런타자들이 삼진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스윙이 크고, 강하기 때문에 그만큼 허점이 생긴다. 하지만 올해 홈런이 하나도 없는 박해민같은 경우처럼 예외도 있다. 삼진은 선구안과 공격적인 타격자세 등이 복합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승엽은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 중 최소 삼진이다. 거포로 분류되는 선수중 이승엽보다 삼진이 적은 이는 두산 김현수(19홈런, 50삼진), kt 마르테(19홈런 49삼진) 정도다. 하지만 마르테는 부상 등으로 타석수가 380에 불과해 이승엽(467타석) 김현수(500타석)에 크게 못 미친다. 체감상 가장 삼진이 적은 거포는 김현수다.
이승엽도 예전에는 삼진이 많았다. 1995년(13홈런) 경기당 삼진수가 0.44개, 1996년(9홈런) 0.34개였으나 장타가 많아지고 홈런왕에 오른 1997년(32홈런) 0.62개로 높아졌다. 이후 경기당 0.8개 전후를 기록했다. 가장 삼진이 많았던 2001년(타율 0.276, 39홈런 95타점)에는 130개의 삼진으로 경기당 1.02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77개의 삼진으로 경기당 0.60개였다. 이승엽은 19년만에 최소 삼진 페이스를 유지하며 팀배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병살타는 9개로 준수한 수준이다. 공동 26위권. 김상현(kt)이 18개의 병살타로 1위, 김태균(한화) 이재원(SK) 윤석민(넥센) 등이 16개로 공동 2위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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