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희섭(36)은 남은 시즌에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다시 밟을 수 있을까.
숨막히는 순위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KIA 타이거즈는 힘이 빠져있다. 지난달 26일 SK 와이번스전부터 6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1경기에서 2승9패. 이 기간에 올시즌 최다인 6연패를 경험했다. 11경기 팀 타율이 시즌 타율(2할5푼2리)을 밑도는 2할3푼8리이다. 시즌 내내 타격 부진이 이어졌다고 해도, 최근 상황을 보면 이전보다 더 답답하다. 타선에 신바람을 불어넣을 카드는 없을까. 자연스럽게 지난 5월 이후 1군에서 사라진 베테랑 최희섭이 머리에 떠오른다.
불운의 연속이다.
최희섭은 지난 5월 28일 한화 이글스전에 출전한 후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김기태 KIA 감독은 최희섭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5월 29일 "한화전에서 스윙을 하다가 안 좋은 허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틀 전인 5월 27일 한화 투수 배영수가 던진 공에 허벅지를 맞았는데, 이 또한 몸 상태에 악영향을 줬다. 열흘 정도 쉬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3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끈질기게 발목을 붙잡았다.
5번-지명타자로 시즌 개막을 맞은 최희섭은 지난 5월 28일 한화전까지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6리(125타수 32안타), 6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자, 때로는 대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최희섭이 김기태 감독을 만나 살아난 것이다. 확실히 전성기 때의 화려한 모습을 아니었지만, 충실히 맡겨진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 초반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1군에서 빠진 후 2~3군을 오가며 재활치료, 훈련을 소화하고 경기에 나섰다. 착실하게 몸 관리를 하면서 1군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컨디션이 올라올만하면 악재가 덮쳤다.
7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퓨처스리그(2군) 7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컨디션이 올라오는 시기에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았다. 2군 첫 경기였던 7월 21일 삼성전, 휴식후 다시 나선 7월 30일 롯데전에서 사구가 나왔다. 그래도 최희섭은 행복하다고 했다.
최희섭은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를 밟았고, 개인 통산 100홈런로 때렸다. 부상에 따른 아쉬움도 있으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가을에 최희섭은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비시즌 기간 내내 개인 훈련에 매달렸다. 지난 5월 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에는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2군 훈련장)에 머물며 복귀 준비를 했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시즌이 저물고 있다. 지금 그에게 한 가지 개인 목표가 남아있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다시 한 번 1군 무대를 밟아보는 것이다.
최희섭은 2011년 포스트 시즌에 나선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후반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이 이어지고, 팀 상황에 막혔다.
최희섭의 꿈은 소박했다. 그는 7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이전에 기회가 될 때마다 얘기한대로 경기 출전,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다. 다만, 벤치에만 앉더라도 남은 시즌에 한 번 더 1군에 올라가고 싶다. 열심히 훈련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최희섭의 2015년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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