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한화 이글스가 아닌 롯데 자이언츠 편이었다.
롯데가 중요했던 '사직대첩' 1차전에서 한화를 물리쳤다. 롯데는 12일 부산 한화전에서 2회 대폭발한 타선과 중요한 타이밍에 비를 그쳐준 하늘의 적시타(?)에 힘입어 11대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5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8위 한화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일찌감치 롯데가 승기를 가져간 가운데, 승부를 지배한 건 비였다. 롯데는 2회 완벽하게 승기를 가져왔다. 박종윤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얻은 롯데는 이어진 11사 만루 찬스에서 김문호가 상대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어진 2사 1루 찬스에서는 캡틴 최준석이 자신의 시즌 28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며 빅이닝을 완성시켰다. 롯데는 3회말 오승택까지 바뀐 투수 이동걸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8-0 스코어를 만들었다.
문제는 비였다. 이날 경기는 오전부터 오락가락한 비로 인해 원래 개최 예정 시간이었던 5시를 훌쩍 넘겨 오후 5시 32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오승택이 홈런을 친 3회말 시점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며 경기가 중단됐다. 한화 덕아웃은 빗줄기가 굵어지는 것을 보며 3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배영수를 이동걸로 교체하고, 이동걸이 오승택에게 홈런을 맞자 좌완 김범수로 또 교체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렇게 오후 6시 44분 경기가 중단됐다. 많은 비가 내리며 사직구장은 물바다가 됐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노게임이 선언될 분위기. 그런데 오후 7시 14분을 몇 분 남겨두지 않고 갑자기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심판진이 노게임 여부를 판정할 무렵에는 비가 완전히 그쳤다. 문제는 젖은 그라운드. 이 때부터 엄청난 장면이 연출됐다. 사직구장에 있는 롯데 직원들이 총투입돼 물을 빼냈다. 구장 관리팀은 물론, 마케팅, 운영팀 프런트와 구장 경호 직원, 심지어는 덕아웃에 있던 통역까지 뛰어나와 물을 열심히 뺐다. 그리고 새 흙을 덮어 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 하늘도 롯데 직원들의 노력에 감복했는지 더이상 비를 뿌리지 않았다.
그렇게 중단 1시간 여만에 경기가 재개됐다. 당연히 분위기는 롯데쪽 승리로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화 입장에서 최선은 노게임 선언이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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