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난스러운 모습은 그만 둬야죠."
'총각' 양현종(27)이 '아빠'가 됐다. 그렇다고 오해를 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전혀 없다. 오랫동안 사귀어 왔고, 시즌을 모두 마친 뒤 올 12월 결혼식을 예정해 놓은 일반인 예비 신부와의 사이에서 얻은 소중한 사랑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말부터 정말 바빴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뒤에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도전했고, 이게 아쉽게 좌절된 뒤에는 곧바로 소속팀의 에이스로서 올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그리고 또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숨가쁘게 던졌다. 그러다보니 결혼식이 뒤로 미뤄지게 된 것. 그래도 올해는 전체 일정을 끝낸 뒤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 사이에 2세가 생겼고, 지난 15일 예쁜 딸이 세상에 나왔다.
양현종이 득녀를 하자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이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하지만 KIA 구단에서는 '총각' 양현종이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굳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다. 선수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한 것. 더군다나 양현종은 16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로 예정된 터였다. 양현종도 이런 구단의 배려를 이해했다.
그런데 양현종의 득녀 사실은 엉뚱하게 널리 알려져 버렸다. 16일 한화전에서 9회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1점차 승리를 지켜낸 마무리 투수 윤석민이 방송 인터뷰에서 양현종을 향해 득녀 축하 인사를 전했던 것. 윤석민은 양현종의 입단 2년 선배이자 절친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딸을 얻은 것처럼 기뻐했다.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방송에서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양현종도 비록 이날 승리투수가 되진 않았지만, 경기 종료 후 '젖병 세리머니'를 하며 득녀의 기쁨을 표현했다. 구단은 은근히 걱정했지만, 양현종 본인이나 KIA 선수단에게는 축하할 일일 뿐,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빠'가 된 양현종은 더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 했다. 이제 명실상부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는 것을 누구보다 강하게 자각하고 있다. 원체 동안에다가 장난기와 웃음이 많은 양현종은 사실 그간 '진중함'과는 약간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진중한 모습으로 바뀔 듯 하다. 그는 17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선수단에게 득녀 기념으로 떡을 돌렸다. 그러면서 말했다. "이제 아빠도 됐으니까 장난은 그만 쳐야죠." 막 태어난 아이는 양현종에게 무한한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까지 선사한 듯 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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