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웃었다. KIA도 웃었다. KIA 양현종이 오랜만에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양현종은 21일 인천에서 열린 김광현과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6탈삼진 3안타 무실점으로 14승째(6패)를 달성했다. 양현종의 무실점 피칭은 지난 8월 15일 LG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6경기만이다.
누가 오래 버티느냐가 관건이었다. 경기전 김광현의 1000탈삼진 시상식에서 양현종은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둘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이자 절친이다. 하지만 각자 팀의 운명을 어깨에 둘러매고 마운드에 올랐다. 박빙의 5위 싸움, 절체절명의 위기. 경기전 컨디션은 김광현쪽이 좋았다. 양현종은 부상에서 회복되자마자 등판을 자원했다. 김광현은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던 상태. 하지만 먼저 무너진 쪽은 SK 김광현이었다.
초반 스타트는 둘다 좋았다. 2회 나란히 1사 1,2루의 위기를 넘겼다. 3회까지는 팽팽한 0의 행진. 4회초 KIA 외국인타자 필이 균형을 깨뜨렸다. 김광현의 초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21호)을 뿜어냈다. 이후 김광현은 0-1로 뒤진 5회초 7번 김민우에게 유격수 내야안타, 8번 백용환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9번 박찬호에게 스리번트(체크 스윙) 아웃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가 했지만 1번 김주찬에게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슬라이딩을 했지만 잡기엔 멀었다. 2루주자 김민우가 홈을 밟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3번 필에게 볼카운트 2-2에서 회심의 낮은 변화구를 던졌다. 필은 원바운드 볼에 헛스윙을 했지만 SK포수 이재원의 가랑이 사이로 볼은 빠지고 말았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KIA는 3-0으로 앞서며 기선을 잡았다.
김광현은 6회 또다시 1실점한 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5⅓이닝 7안타(1홈런) 7탈삼진 4실점했다.
양현종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49까지 끌어내렸다. 투구수는 77개에 불과했지만 최근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조절차원에서 벤치가 배려했다. KIA는 최영필이 7,8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이와중에 8회 상대실책으로 6점째를 올리고, 9회 필이 이날 자신의 두번째 홈런(22호, 솔로포)을 기록했다. KIA의 7대0 완승이었다. SK는 수비에서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KIA는 5위 롯데에 반게임차 뒤진 7위, SK는 롯데에 승차없는 6위로 내려앉았다. 3팀이 승차 반게임 안에서 혈투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