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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수 무너진 넥센, 하영민이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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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최대 자랑은 타격, 고민은 마운드다. 마무리 손승락이 흔들리는 것도 걱정이지만 사실은 선발진 구멍이 크다. 외국인투수 밴헤켄(14승 7패), 피어밴드(12승 10패)를 제외하면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가 없다. 한현희가 11승4패를 거뒀지만 3구원승이 포함돼 있다. 한현희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돌아온 상태. 선발 구멍을 고민하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깜짝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난 21일 양훈이 NC전에서 6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따낸 뒤 23일 SK전엔 하영민(20)을 투입했다. 고졸 2년차 하영민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씩씩하게 던지고 주눅들지 않았다. 6이닝 무실점 선발승(2승째, 구원 1승 포함).

하영민은 4회 만루 위기에서 SK 3번 브라운을 상대했던 때를 떠올리며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직구(사인) 나오면 직구 던져야지, 슬라이더(사인) 나오면 슬라이더 던져야지 하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본인 말대로 한타자 한타자를 상대하다 보니 6이닝 무실점까지 이어졌다. 하영민은 경기후 "2군에서 밸런스를 잡아주신 최상덕 코치에게 감사드린다. 올해 첫 선발승을 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피칭폼을 바꾸면서 고전했는데 밸런스를 찾으면서 볼끝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염 감독은 "사실 대안이 없기도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구위에 믿음이 간다. 하영민에게도 선발 기회를 줘야한다"고 했다. 24일 SK전 선발은 상무에서 제대한 지 하루 지난 김상수(27)다. 염 감독은 "구위만 좋다면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고 했다. 배짱과 믿음은 팀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고 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전 "남은 20경기에서 자력으로 3위를 결정 지으려면 7승3패 정도는 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영민의 호투로 넥센은 25-26일 한화전에 밴헤켄과 피어밴드를 투입하면서도 마음편하게 됐다. 두 에이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목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