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백혈병 김영민, 약물치료 후 내년 복귀 가능

by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데 시즌 아웃이 돼 안타깝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평소 자신의 생각을 일정한 톤으로 또박또박 전달하는 사령탑이다. 24일 목동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감독실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첫 마디로 내뱉은 내용은 염 감독의 평소 침착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투수 김영민의 시즌 아웃 소식이었다. 김 감독은 "김영민이가 시즌 아웃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백혈병'이란 단어에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기자들 모두 염 감독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염 감독은 "지난 주 최종 진단이 나왔는데 경미한 백혈병이라고 한다. 골수 이식을 받거나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다. 두 달 정도 약물 치료를 받으면 완치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영민은 지난 5일 SK전서 9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둔 뒤 나흘이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염 감독에 따르면 김영민은 SK전을 마치고 이틀 뒤 갑자기 배탈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들렀는데, 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들었다고 한다. 혈액 검사를 해보니 백혈구 수치가 정상의 수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것. 다른 병원을 찾아 받은 정밀검사에서도 같은 소견을 들었다. 다행히 백혈병 가운데에서도 가장 정도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약물만으로 완치될 수 있다.

염 감독은 "지금은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수치가 많이 낮아졌는데, 본인은 포스트시즌에서 던지고 싶다고 하더라.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선수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두 달 약물 치료를 받으면 완치되니까 내년 전지훈련에는 참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민은 올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57경기에서 4승5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2007년 1군 데뷔 이후 가장 안정된 피칭을 보여줬다. 염 감독은 "올해 기량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는데 안타깝다. 그 어느해보다 본인이 열심히 준비를 했던 시즌"이라면서 "다행히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내년 시즌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김영민은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백혈구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낮춘 상태이고, 웨이트 트레이닝 등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