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누가 웃을까.
장혁과 유아인이 맞붙는다. 장혁은 KBS2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에서 천봉삼 역을 맡아 1일부터 시청자들과 만난다. 유아인은 SBS 새 수목극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5일부터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두 사람의 대결은 한 마디로 남성미와 중성미의 매치라 관심을 끈다.
장혁은 액션 연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데다 선 굵은 비주얼과 저음의 보이스도 갖췄다. 덕분에 남성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도 받고 있다. KBS2 '추노', SBS '뿌리깊은 나무',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 그가 연기했던 사극 캐릭터를 보면 강약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두 남성적인 매력으로 중무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객주'에서도 그런 매력은 십분 발휘될 전망이다. '객주'에서 그가 맡은 천봉삼 캐릭터는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다. 어린 시절 음모로 아버지를 잃고 시장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인물. 친형처럼 따랐던 길소개(유오성)와 대립하면서도 아버지의 복수에 성공해 천가객주를 부활시켜야만 한다. 상단을 이끌만한 카리스마와 리더십, 빠른 두뇌 회전, 그리고 근면 성실을 강조한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강직한 성품을 갖춰야 한다. 장혁이 표현하기에는 무척 적합한 배역이다. 그리고 장혁은 여기에 해학을 입혔다. 그는 "캐릭터를 통해 해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천봉삼은 진지하고 힘든 상황 속 익살스럽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추노'와 비교당하기도 하는데 '추노'의 이대길은 오늘만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천봉삼은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어제를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여유있고 웃음이 있는 인물이다. 캐릭터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중성적인 매력이 강한 배우다. 미소년 페이스에 달달한 연기력을 갖췄다. KBS2 '최강칠우' '성균관 스캔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 그가 연기했던 사극 캐릭터는 과묵한 듯 하지만 순정을 간직한 로맨스 가이였다. 그러나 이번엔 변화를 꾀했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그가 맡은 이방원 캐릭터는 목적 지향적이고 판세를 읽을 줄 아는, 똑똑하고 열정적인 인물이다. 이방원은 그동안 이성계의 셋째 아들로 왕자의 난을 일으킨, 냉철한 인물로 그려져왔던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유아인은 이런 캐릭터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이방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9세부터 32세까지의 젊은 이방원을 통해 우유부단하다는 이유로 아버지 이성계와 갈등하는 모습, 정도전을 스승으로 삼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유아인은 "이방원 캐릭터를 참 많이 접했지만 젊은 시절, 인간 이방원의 다양한 면모들이 다채롭게 그려지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이방원과 이성계의 갈등이 주로 다뤄졌는데 인간적인 이방원을 느꼈다. 작가님이 캐릭터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주시고 나도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끄집어내 현재는 인물에 살이 붙어가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어쨌든 두 배우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만큼, 이들의 연기 대결에 시청자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과연 누가 달콤한 열매를 먹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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