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영웅, 휴 잭맨이 악당으로 180도 변신한다.
휴 잭맨은 피터팬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팬'에서 네버랜드의 해적 우두머리 '검은 수염' 역을 맡아 괴팍하고 악랄하지만 밉지 않은 악당을 그려냈다. 영화 '채피' 이후 두번째 악역 캐릭터다.
1일 일본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한국 취재진과 영화 '팬' 기자회견을 가진 휴 잭맨은 "악역 연기가 어렵지는 않다"며 "영화에 담긴 감독의 해석이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의 눈에서 보면 어른들은 참 변덕스럽고 무섭고 우습다. 아이들의 시각으로 해석한 피터팬의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고 애정을 보탰다.
영화는 원작에서 후크에게 배를 모는 법을 가르쳐준 인물로 잠깐 등장한 '검은 수염'을 스크린에 불러내 매력적인 악당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 '검은 수염'은 젊음을 가져다주는 요정의 보석을 채굴하기 위해 네버랜드를 파괴하고 지배하는 최고 권력자. 휴 잭맨은 '엑스맨' 울버린의 근육질 몸매 대신 창백한 얼굴과 호리호리한 몸, 고풍스럽지만 음울한 검은 의상으로 악랄한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삭발까지 감행했다.
휴 잭맨은 "대머리로 지내는 몇 달간 가족들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그는 "처음엔 딸이 어색해하면서 내게 안기려 하지도 않았다. 나중에는 내 머리를 만지는 걸 좋아하게 됐다. 또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니 좋더라. 딸과 디즈니랜드도 다녀왔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 '안나 카레니나' 등 시대물을 주로 선보였던 조 라이트 감독이 3D 블록버스터에 도전해 독특한 상상력과 화려한 비주얼로 네버랜드를 구현했다.
휴 잭맨은 조 라이트 감독을 깊이 신뢰했다. 그는 "10년 전 니콜 키드먼과의 대화 중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좋아하는 감독과 같이 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고 하더라. 그 이후로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감독과 일할 기회를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처음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내용도 마음에 들었지만 감독이 조 라이트라는 말을 듣고 더 좋았다. 만약, 검은 수염이 아닌 다른 역할이었어도 출연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팬'은 피터팬 탄생 이전을 다룬 프리퀄 작품으로, 고아 소년 피터가 해적들에게 납치된 후 악당 '검은 수염'에 맞서 네버랜드를 지키고 엄마를 만나기 위해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에서 숙적 관계였던 피터와 후크는 채석장에서 처음 만난 후 '검은 수염'에 함께 맞서며 우정을 쌓는다. 4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오스트레일리아 열세살 소년 리바이 밀러가 용감한 피터를 연기한다. 8일 개봉. 전체관람가.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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