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아쉬움을 안고 한국을 떠났던 잭 한나한(35)이 다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 선수, 코치가 아닌 타격 인스트럭터로 LG에 합류해 젊은 선수들을 지도한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나한이 9일부터 이천 LG챔피언스필드에서 2주간 젊은 선수들을 지도한다. 뛰어난 타격 능력, 성품, 인성을 갖춘 한나한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 LG가 의욕적으로 영입한 한나한은 부상 때문에 5월 초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가 6월 중순 방출됐다. 허리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수비가 불가능했으나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가 가능한 타자가 필요했던 LG는 한나한을 내보내고 루이스 히메네스와 계약했다.
방출된 외국인 선수가 인스트럭터로 합류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이 풍부한 한나한은 한국을 떠나기 전 기자회견까지 열어 LG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양 감독은 "팀을 떠날 때 기회가 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했다"며 "당시에는 구체적인 얘기가 없었는데,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한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양 감독은 한나한이 팀에 있을 때 동료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한다.
양 감독은 "메이저리그의 경우 우리와 타격 매커니즘이 조금 다른데, 한나한의 경우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과 비슷했다. 선수로서 마음가짐은 물론, 젊은 선수들에게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양 감독은 '다음 시즌에 정식 코치로 팀에 합류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아직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