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10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팬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9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마운드에는 조상우, 타석에는 김재호가 있었다. 2B 1S 상황에서 4구째 조상우의 패스트볼이 김재호의 몸쪽을 파고 들었다. 김재호는 황급히 몸을 돌렸지만, 공은 스쳤다.
김재호는 '나가도 되냐'는 제스처를 한 차례 취했고, 문승훈 주심은 사구를 선언했다. 화면으로 볼 때는 김재호의 몸이 아닌 배트에 맞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조상우는 9회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동점이 됐다. 10회 끝내기 안타로 두산이 1차전을 잡았다.
때문에 김재호의 '배트 사구'는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것도 '야구의 일부'다. 이미 알려진 상식 하나. 야구는 '페이크'가 일상 다반사다. 룰 안에서 상대를 속이는 과정을 반복한다.
넥센은 합의판정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있었던 포수 박동원과 문승훈 주심, 그리고 넥센 벤치는 이를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김재호를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야구의 틀 안에서 김재호는 주심에게 재차 '사구'를 확인했고, '인정'받았다. 그 상황에서 배트에 공이 맞았다고, '자진신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상황은 미묘하게 다르지만, 흡사 지난 7월 김광현의 '빈 글러브 태그 논란'이 떠오른다. 7월9일 대구 삼성전 4회 2사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의 타구가 내야에 높게 떴다. 1루수 앤드류 브라운, 3루수 김연훈, 투수 김광현 사이로 타구가 떨어졌다. 홈 플레이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3루 선상 지점이었다. 공교롭게도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에 들어오기 직전. 김광현은 그대로 태그를 했고, 최형우는 아웃됐다. 그러나 타구는 브라운의 글러브 속에 있었다. 하지만 삼성 벤치와 심판진 모두 보지 못했다. 결국 아웃처리가 됐고, 그대로 경기는 흘러갔다.
이 사건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일부 매체에서는 흡사 '마녀 사냥식'의 '사기극', '사기꾼'과 같은 표현도 나왔다. 결국 '당시 스포츠조선은 정확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야구인들을 상대로 익명 서베이를 실시했다.
논란의 당사자였던 SK와 삼성은 제외한 채 8개 구단 각각 3명씩의 의견을 들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프런트의 의견이 있었다.
당시 논란의 책임 소재에 대해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무려 16명이 손을 들었다. '모든 게 경기의 일부', '경기 중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을 굳이 물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김광현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 야구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김재호에 대한 '배트 사구 논란' 역시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이다. 넥센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합의 판정'이라는 수정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가까이 있던 포수 박동원도, 마운드에 있던 투수 조상우도, 넥센 벤치도 인지하지 못했다. 당시 상황이 그랬다. 포수 박동원의 경우 조상우의 제구력 자체가 흔들리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때문에 넥센의 실수라고 말할 수도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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