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PS포인트-R(주루)]
갑작스러운 긴장감. 목동의 데시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3루측에 자리잡은 넥센 응원석. 갑자기 야유 소리가 일제히 흘러나왔다. 그러자 질 수 없다는 듯 1루 측 두산 응원석에서는 더욱 높은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마치 전쟁 직전 치열한 기싸움을 위한 양 측의 웅장한 함성과 같은 느낌.
두산 오재원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3회 1사 주자없는 상황이었다. 잠시 시계를 이틀 전으로 돌려보자. 잠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8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서건창의 희생번트. 3루 선상으로 잘 굴렸다. 1루수 오재일이 압박수비를 펼쳤고, 2루수 오재원이 1루 커버를 들어갔다. 이 때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은 뒤 왼발이 마치 서건창의 진로를 막는 것같은 수비를 펼쳤다. 서건창은 올 시즌 초 두산 고영민의 1루 수비에 발이 걸려 십자인대 파열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오재원 입장에서는 3루 허경민의 송구가 흐를 것을 대비, 타깃을 넓히려는 의도. 반면 서건창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루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허경민의 송구는 실제 1루 파울라인 쪽으로 흘렀고 오재원은 급하게 포구한 뒤 급하게 비켜줬다. 이때 서건창과 오재원의 언쟁이 벌어졌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야구를 깨끗이 하고 싶다"고 했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은 의도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팀의 신경전이 극에 달한 상황.
이 분위기 속에서 논란의 주인공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자 양 팀 응원석의 함성이 의도적으로 높아졌다.
상황 자체는 더욱 공교롭게 흘러갔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오재원의 빗맞은 타구가 1루 선상으로 흘렀다. 결국 넥센 밴 헤켄의 수비가 실패하면서, 내야안타. 두산 응원석의 함성이 높아졌고, 3루 측은 일시적인 침묵.
경기 흐름에서도 민감했다. 2연승으로 기선을 완벽히 제압한 두산 입장에서 선취점을 얻으면 매우 유리했다. 주루 플레이에 능한 오재원이 1사 이후 살아나갔다.
그런데 밴 헤켄은 노련했다. 적극적인 주루를 펼치는 오재원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다. 기습적인 견제구를 던졌다. 1루 베이스에서 약간 떨어져 있었던 오재원은 반 박자 늦게 귀루했다. 결국 1루에서 비명횡사를 당했다. 경기 흐름 상 매우 중요한 견제사. 넥센 밴 헤켄이 더욱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갑자기 양 팀 응원석의 급격한 온도차가 발생했다. 넥센 응원석의 함성은 맥시멈을 향해 달렸다. 반면, 엄청난 소리를 냈던 두산 응원석은 갑자기 잠잠해졌다. 순식간에 바뀐 극과 극 분위기였다. 목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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