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두산 김태형 감독의 입담은 식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날카로운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당시 미디어데이 시작하자 마자 포문을 열었다. 특히 조상우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는 "넥센 조상우는 무시무시한 공을 뿌린다. 그런데 어린 선수가 저렇게 많은 공을 던져도 될까 싶을 정도다. 정말 걱정된다"며 "어린 선수가 감독이 던지라고 하면 던져야겠지만, 오래갈 수 없다. 선수의 미래를 위해 정말 걱정된다"고 했다.
조상우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가중시키는 발언이었다. 실제 넥센은 조상우의 의존도가 심했다. 게다가 많은 부담과 체력적 부담 때문에 1차전부터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특히 4차전에서는 무려 6점을 실점하면서 믿기지 않은 역전패를 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절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는 좀 달랐다. 베어스 시절 팀 선, 후배이자 코치와 선수, 그리고 감독과 코치로 함께 있었던 NC 김경문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17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 기념공연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김경문 감독님은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하신다"고 말한 뒤 "나성범 선수를 투수, 이호준 선수도 1루 수비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호준이 1루 수비를 한다는 것에 대해 워낙 수비가 뛰어난 선수라 어떻게 공략할 지 고민"이라고 했다. 사실 이호준의 수비는 그리 좋지 않다. 지명타자다. 이런 부분을 에둘러 얘기한 것이다.
김 감독은 "팬에게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NC가 이호준이 있다면 우리의 히든카드는 홍성흔이 있다. 이호준이 1루, 홍성흔이 포수로 앉으면 확실히 좋은 모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호준의 입담이 빛났다. 가만 당하지 않았다. '수비요정 이호준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사실 알다시피 저는 투수 출신이다. 우리 감독님이 은근히 원 포인트 릴리프로 써 주시길 바랐는데, 아쉽다"며 "김태형 감독님이 말하신 것처럼 그 정도 수비는 아닌다. 몸으로 막는 것은 자신있다. 어떤 타구든 배로 막아내겠다. 나는 배가 글러브"라고 맞받아쳤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