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길을 걷다 한 두 번쯤은 경험하는 상황이 있다. 좁은 길에서 앞에서 마주오는 사람과 피해가려고 옆쪽으로 방향을 옮기지만, 상대방 역시 나와 같은 방향으로 전환한다. 그래서 다시 옆으로 이동하려 하지만, 방향을 바꾸긴 그쪽도 마찬가지. 서로 당황하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점점 거리가 좁혀져 정면으로 딱 마주치는 어색한 상황. 머쓱한 미소만 지은 채 서로 돌아서는 그런 장면. 이런 꽁트같은 장면이 야구장에서 벌어졌다.
촌극의 주역은 두산 선발 포수 양의지와 김병주 심판.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이 7-0으로 크게 앞선 7회말 NC 공격 때였다. 1사후 타석에 NC 5번 나성범이 나왔다. 초구는 볼, 2구는 파울. 1B1S에서 나성범은 니퍼트의 3구째 직구(시속 150㎞)에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포수 뒤쪽으로 공이 떴다. 평범한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코스.
포수 양의지는 벼락같이 일어서 마스크를 벗은 채 타구에 시선을 고정해 걸음을 옮겼다. 백스핀이 걸려 포수 뒤쪽으로 뜬 파울 타구는 필기체 영문 소문자 엘(l)자 모양의 궤적을 그린다.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아 방향이 변하기 때문에 포수는 시선을 끝까지 고정해야 한다.
양의지도 그랬다. 공만 바라보며 뛰어갔다. 그런데 하필 그 진행 방향에 김병주 주심이 걸리고 말았다. 원래 인플레이 상황에서 심판들은 수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자리를 피해줘야 한다. 김 주심도 이런 원칙에 충실하려 했다. 다만, 양의지와 움직이는 방향이 묘하게 겹쳤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마치 양의지가 앞서 뛰어가는 김 주심을 마치 '톰과 제리'처럼 요리조리 따라다니는 듯한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양의지도 김 주심의 '의도하지 않은 방해'에 악영향을 받았다. 아무래도 앞쪽에서 계속 이동하는 김 주심을 의식하다보니 공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것. 넘어지면서 캐치를 시도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공을 미트 포켓에 넣지 못했다. 허탈하게 고개를 든 양의지도, 본의 아니게 수비 방해를 한 김 주심도 멋적은 웃음만 지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전체 승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워낙 스코어 차이도 컸고, 운좋게 아웃을 모면한 나성범 역시 5구째에 3루수 뜬공으로 아웃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관중들은 뜻밖의 콩트에 박장대소할 수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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