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했다고 명문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멀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겸손했다. 올 시즌 개막전 포함 3연승으로 지난 시즌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자세를 낮췄다.
OK저축은행은 1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미팅하면서 선수들과 얘기했던 블로킹, 상대 선수들의 공격 성향이 잘 맞아 떨어져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범실을 하더라도 서브와 블로킹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승리에도 김 감독은 웃지 않았다. 그는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민규 세터와 송명근의 호흡, 수비 연결 동작이 좀 더 다듬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로배구 '1강'이었던 삼성화재처럼 지난 시즌 우승의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도 불안한 심리 속에서 시작했다. 상승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승했다고 명문 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변화가 가장 적은 팀이다. 그러나 백업 선수의 활약으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신경섭이 송명근 송희채 등 레프트 자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김 감독은 "경섭이가 상당히 몸이 좋다. 경섭이에게 '입단 이후 가장 몸 좋은 것 같다'고 했는데 스스로도 인정하더라. 사실 이날 명근이의 경기력이 떨어져서 교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좋을 때 키포인트로 활용하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부상이 90% 정도 완치된 시몬에 대해서는 "아픈 부위는 없어졌다. 무리한 움직임을 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것이 10% 정도인 것 같다. 그것이 베스트 컨디션을 좌우한다. 통증은 완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개막전 때보다 훨씬 몸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시몬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다양한 부분을 체크하고 있다. 가령 아이싱은 언제했고, 밥은 언제 먹었는지까지 체크하고 있다. 계속 소통을 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뜻하지 않게 닥칠 시몬의 부상 재발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감독은 "물론 재발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부상에 대한 위험도는 예민하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몬이 부상으로 빠질 경우 명근이를 라이트로 돌리고, 경섭이를 레프트로 활용하는 훈련을 했었다"고 전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