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늘 1회가 불안하다. '영점'이 잡히기 전까지 꽤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 이는 롯데 시절부터 그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넥센의 플레이오프 2차전. NC는 원하는 대로 1회 찬스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종호가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 몸쪽 직구를 잡아 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타석에는 박민우. 빠른 주자가 1루에 있는 데다 타자도 KBO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스피드를 보유하는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병살타였다. 그것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5(3루수)-6(유격수)-3(1루수)으로 중계 플레이가 됐다.
박민우는 초구 낮은 직구를 밀어쳤다. 전광판에 찍힌 스피드가 142㎞였다. 하지만 보내기 번트에 대비해 전진 수비를 하고 있던 3루수 허경민의 정면으로 타구가 날아갔다. 글러브에서 재빨리 공을 뺀 허경민은 곧장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 때 2루수 오재원이 아닌 유격수 김재호가 공을 받았다. 1루 주자 김종호의 도루에 대비해 애초부터 베이스 쪽에 붙어 수비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렇게 좀처럼 나오기 힘든 5-6-3 병살타가 완성됐다. 올 정규시즌 골든글러브 후보 김재호의 판단과 넥스트 플레이가 워낙 좋았다.
이 장면은 플레이오프 2차전이 경기 중반까지 투수전으로 진행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만약 당시 오재원이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다면, 병살 플레이는 완성되지 않았다. 또 김재호가 조금만 늦게 움직였더라도 1루에선 여유 있는 세이프였다. 그렇다면 쫓기는 쪽은 여전히 장원준이다. 타자와는 물론 좀처럼 원하는 곳에 공을 넣지 못하는 자신과 싸우고 있었을 테다. 실제로 그는 병살타로 2아웃이 된 상황에서 3번 이종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4번 테임즈는 우전 안타였다.
하지만 김재호의 플레이 하나로 장원준은 끝내 무실점 피칭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2차전은 NC의 승리로 끝났지만 장원준은 120%의 활약을 했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 중후반까지 팽팽하게 흘려가며 가을 야구다운 긴장감을 줬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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